2024년 11월 정부가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 일대 그린벨트 해제 및 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한 서울 서초구 원지동 개발제한구역 모습. /연합뉴스
2024년 11월 정부가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 일대 그린벨트 해제 및 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한 서울 서초구 원지동 개발제한구역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추가로 푸는 방안을 검토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필요하면 그린벨트를 일부 해제해서라도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정부가 준비 중인 추가 공급대책에는 수도권 신규 택지와 서울 도심 유휴부지 발굴,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건설금융 지원 방안도 담길 전망이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27일 국무총리 주재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그린벨트를 택지로 개발하는 데 반대한다는 의견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국토부 장관이 되고 나서는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집을 짓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문제의식은 살리되 필요하면 그린벨트를 일부 해제해서라도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수도권 주택 공급을 위해 보존 가치가 낮은 그린벨트를 선별적으로 해제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주택 공급이 부족할 때마다 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꺼냈다. 윤석열 정부는 2024년 8월 서울과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신규 택지 8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 2만가구와 경기 고양 대곡역세권 9400가구, 의왕 오전왕곡지구 1만4000가구, 의정부 용현지구 7000가구 등 4곳에서 약 5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나머지 3만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 발표는 미뤄졌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9·7 공급대책에서 수도권 공공택지 3만가구를 추가 지정하겠다는 방침을 다시 밝혔다. 정부가 그린벨트 추가 해제를 결정하면 당시 검토했던 후보지를 다시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뉴스1
한성숙 국무총리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뉴스1

시장에서는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강서구 김포공항 주변, 강남구 세곡·자곡동 등이 과거 그린벨트 해제 후보지로 거론됐다. 다만 정부가 이들 지역을 실제 후보지로 검토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한 공급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수도권을 헬기로 돌아보며 택지가 될 만한 곳을 찍어 보겠다"고 말했다. 신규 택지를 최대한 발굴하겠다는 뜻이다.

서울에서는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과 LH 여의도 부지 등이 공급 후보로 다시 거론된다. 두 부지는 2020년 8·4 대책에서도 각각 1000가구와 300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지로 제시됐지만 지방자치단체 및 주민 반발, 기존 시설 이전 문제 등으로 사업이 진척되지 않았다.

다만 3기 신도시와 같은 대규모 신규 택지를 추가로 개발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3기 신도시도 인근 주민과 기존 신도시 주민의 반발로 사업 속도가 늦어진 곳이 있다"며 "신도시급 택지를 새로 지정하기보다는 중소 규모 택지와 도심 유휴부지를 발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기 위한 건설금융 지원도 검토된다. 김 장관은 토론회에서 "비아파트 활성화 필요성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구체적인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금융위원회와 계속 협의하고 있어 조만간 결론이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추가 공급대책의 발표 시기와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급 확대를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