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000810)가 지난 2년간 전국 한방 병원 50여 곳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가 소송을 제기한 전체 한방 병원의 90% 수준이다.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삼성화재가 보험금 부정 수급을 막기 위해 법적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한방 병원 업계는 삼성화재가 수익성 방어를 위해 지나치게 많은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29일 대한한방병원협회가 전국 615개 한방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손보사가 2024년 10월부터 이달까지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 한방 병원의 수는 56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삼성화재가 소송을 제기한 병원은 52곳으로, 전체의 93%에 달한다. 소송 대부분은 자동차보험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 사옥. /삼성화재 제공

소송 제기 사유는 사전 조제, 휴업 손해금, 부당이득금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조제는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맞춰 한약을 조제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을 뜻한다. 국토교통부 행정규칙에 따라 손보사는 환자의 증상에 맞춰 첩약을 처방한 건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한다.

휴업 손해금은 교통사고 등으로 다친 피보험자가 휴업을 하게 돼 감소한 수입액 중 일부를 보험사가 지급하는 금액을 말한다. 일부 보험사는 한방병원의 과잉진료로 보험금이 초과지급된 만큼 손해배상 책임이 의료기관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당이득금은 불필요한 진료로 인해 환자가 지급받은 초과 보험금 등을 의미한다.

삼성화재 측은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이 높은 만큼 법적 조치 건수도 상대적으로 많을 수 있다. 허위 청구 등이 의심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동대문구 서울한방진흥센터. /뉴스1

지난해 수입 보험료 총합 기준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29%로 손보사 중 가장 높았다. 올해 상반기 대형 4개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001450)·DB손해보험(005830)·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단순 평균)은 84.5%로 전년 동기 대비 1.9%포인트(p) 상승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5년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의과 진료비는 1조1065억원으로 2024년보다 14억원(0.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한방 진료비는 1조6972억원으로 같은 기간 821억원(5.08%) 늘었다.

한방병원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지난해부터 삼성화재 강남사옥 등에서 무차별적인 소송 제기를 중단하라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한방병원협회 측은 "삼성화재 측이 보험 가입자의 한방 치료를 막아 이익을 극대화하려 하고 있다. 다수 한방 병원은 교통사고 환자에게 적법한 진료를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화재가 제기한 대다수 소송 건도 무혐의 처리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