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손해보험사들에 보험금 부당 수령 의혹이 제기된 자생한방병원을 고소하도록 직접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최근 '페이백(돈을 돌려주는 것)' 논란이 제기된 요양 병원 관련 자료도 정리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 이재명 대통령과 이찬진 금감원장이 보험 사기 대응 강화를 강조하고 있어 금감원이 적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해 초 손보사 4곳(삼성화재(000810)·현대해상(001450)·KB손해보험·DB손해보험(005830))에 자생한방병원 고소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일부 자생한방병원 지점의 보험금 청구가 부적절하게 이뤄진 정황을 파악하고, 해당 내용을 보험사들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도 일부 손보사가 자생한방병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바 있으나, 자료 부족 등을 이유로 진척이 더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고려해 금감원은 손보사 4곳이 자료를 모아 동시에 의뢰할 것을 요청했다.
이달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4월 손보사 4곳이 자생한방병원을 상대로 접수한 고소장을 토대로, 보험 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자생의료재단과 자생한방병원 등 5곳을 압수 수색했다고 밝혔다. 해당 손보사는 자생한방병원이 교통사고 환자에게 증상 수준에 맞지 않는 고가의 한약을 무분별하게 처방해 수백억 원대 보험금을 부당 수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압수 수색을 통해 처방 기록 등을 확보한 뒤 조직적인 보험금 편취 정황이 있었는지 분석 중이다.
금감원은 일부 요양 병원에서 발생한 비급여 진료비 페이백 사례에 대한 보험사기 여부도 확인하고, 보험사와 함께 경찰에 수사 의뢰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일부 요양 병원은 암 환자의 실손 보장 한도에 맞춰 고가 비급여 치료를 하고, 보험사에서 받은 보험금의 일부를 환자에게 현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찬진 원장 취임 초기부터 보험 사기 적발을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이 원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보험 사기 처벌 수위가 미약하다는 점에 공감한다. 관련 부서를 정비하고 전담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페이백 요양 병원 관련 언론 보도를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하며 "불법인 듯한데 이런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 시정 조치해야겠다"고 지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업무 보고를 받던 중 이찬진 금감원장에게 한방 병원 사기 의혹 뉴스를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현재 다양한 보험 사기 사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수사 협조도 적극 요청하고 있다. 경찰 역시 이전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수사에 나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