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대출 규제 완화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공급 확대 없이 금융 지원만 늘릴 경우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반면, 청년층의 자산 형성과 주택 구입 기회를 위해 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가계 대출 총량 규제를 두고도 규제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과 장기간 유지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맞섰다.

15일 금융위원회가 주관한 부동산 금융 정책 토론회에서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영국은 2016년 주택 구매자를 지원하기 위해 지분형 모기지 한도를 집값의 20~40%까지 확대하는 정책을 시행했다"며 "그 결과 주택 공급 가격 탄력성이 매우 낮은 런던에서는 신축 주택 가격이 대조 지역보다 약 9% 더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금융 지원만 확대하면 결국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의견 경청 토론회에 참석해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뉴스1

반면 이대열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책본부장은 "청년층은 축적된 자산은 부족하지만 향후 소득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계층"이라며 "현재의 소득과 자산만을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결정하면 주택 구입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지원이 없으면 부모의 자산 지원 여부에 따라 주택 구입 가능성이 달라져 청년층 내부의 자산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가계 대출 총량 규제를 놓고도 찬반이 엇갈렸다. 특히 사적 금융까지 규제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영수 SK증권 상무는 "2021년 하반기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Debt Service Ratio)을 본격 도입하고 대출 총량 규제를 시행한 대책이었다"며 "특히 전세자금 대출 규제를 통해 가계 부채 증가를 억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상황이 달라진 만큼 가족 간 대여금 같은 사적 금융도 관리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DSR 적용 과정에서 자금 조달 계획서를 통해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이를 대출 한도 산정에 반영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반면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우리나라의 가계 부채가 현재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 수준에서 관리된다면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가계 대출 총량 규제를 장기간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