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와 금융위원회는 금융기관이 채무자가 모르는 사이 지급명령을 통해 채권 소멸시효를 연장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지급명령 공시송달 특례를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지급명령(독촉) 절차는 채권자의 지급명령 신청만으로 진행되는 약식 분쟁해결 절차로, 채권자가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도 강제집행 권원을 받을 수 있는 간이 절차다. 절차의 간이성을 고려해 원칙적으로 지급명령 절차에서는 공시송달이 허용되지 않지만(민사소송법 제462조 단서), 2014년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을 통해 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유동화전문회사 등 총 26개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지급명령 절차에서도 공시송달을 허용하는 특례가 적용돼 왔다.
그러나 금융기관이 현행 특례제도를 활용해 상환능력이 희박한 취약계층 채무자에게까지 기계적으로 소멸시효를 연장하면서, 경제적 위기에 놓인 채무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채무 소멸시효가 연장돼 장기간 추심의 고통을 겪는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와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기관의 업무 편의를 위해 마련된 간소화된 공시송달 요건이 채무자에게는 가혹한 측면이 있다며 금융기관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현행 제도를 개선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법무부는 공시송달 특례를 전면 폐지해 금융기관이 소멸시효 연장을 위해 무분별하게 지급명령을 신청하는 관행을 개선하고 채무자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시송달 특례 전면 폐지와 함께 금융위도 소멸시효의 '원칙적 완성, 예외적 연장' 원칙을 확립하기 위한 후속 정책을 추진한다. 우선 금융기관이 이미 세법상 손실로 인정받은 상각채권에 대해서도 소멸시효를 계속 연장하며 장기간 회수를 시도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을 개정해 오는 9월 시행할 계획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금융기관은 개인금융채권의 소멸시효가 최초로 도래하는 시점에 시효를 완성하는 것을 조건으로만 대손 인정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금융기관별 개인금융채권 소멸시효 완성 실적을 보고·공시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올해 상반기 실적부터 공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의 소멸시효 완성 유인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기관이 개인금융채권의 회수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판단해 소멸시효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금융회사별 내규에 오는 9월까지 반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소멸시효 연장 관행을 개선하고, 연체채권의 적극적인 정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금융위는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