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보험사의 보험금 심사기준 변경에 대한 소비자 안내 의무와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담은 행정지도를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그동안 보험사는 대법원 판결 등을 반영해 보험금 심사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소비자에게 이를 사전에 안내할 의무가 없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기존 보험금 지급 관행을 신뢰한 채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보험금 지급이 거절된 이후에야 보험사의 심사기준 변경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행정지도에 따라 보험사는 대법원 판결,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결정, 금융·보건당국의 유권해석 또는 행정지도 등에 따라 보험금 심사기준을 변경하는 경우 소비자에게 사전에 안내해야 한다. 다만 소비자에게 유리한 심사기준 변경이나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심사 강화 등 소비자 피해 우려가 낮은 심사기준 변경은 안내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험사는 중요한 심사 기준 변경이 적용되는 모든 보험 계약의 피보험자에게 알림톡, 앱 푸시 등 2개 이상의 채널을 통해 개별 안내해야 하며 홈페이지에도 관련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안내 및 공시 내용에는 심사 기준 변경의 근거와 취지, 변경 내용, 적용 시점, 문의 연락처 등이 포함돼야 한다.
또 보험사는 소비자에게 안내한 날로부터 최소 3영업일이 지난 뒤에 변경된 심사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 안내 이전에 보험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보험금 청구 시기와 관계없이 기존 심사 기준이 적용된다. 반면 소비자 안내 후 최소 3영업일이 지난 뒤 보험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변경된 심사 기준이 적용된다. 소비자 안내 후 3영업일이 지나기 전에 보험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변경된 심사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
금감원은 보험사의 내부 통제도 함께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보험사는 보험금 심사 기준 변경 시 소비자 관점을 반영하고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표준화된 심의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심의 절차에는 보험금 심사, 소비자보호, 법무 담당 임원이 반드시 참여해야 하며 임원급 이상이 최종 결재를 해야 한다. 준법감시인의 견제 기능도 반영해야 한다.
또 안건 상정 전에 소비자보호 부서와 법무 부서, 보험금 심사 부서의 사전 검토를 거쳐야 한다.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에서 부지급으로 변경되는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모든 심사기준 변경에 대해 이러한 표준화된 변경 절차를 적용해야 한다.
특히 심의 대상이 중요한 심사기준 변경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소비자 안내 대상이라는 점을 의결 사항에 포함해야 한다. 현재는 심사기준 변경 권한과 절차가 보험사마다 달라 일부 보험사는 심사 부서가 단독으로 결정하거나 소비자 관련 부서와 협의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소비자보호·법무·심사 부서의 사전 검토를 거친 뒤 소비자보호 담당 임원과 법무 담당 임원이 참여하는 위원회 심의를 실시해야 한다. 이후 임원 결재와 준법감시인 합의를 거쳐 홈페이지 공시와 소비자 개별 안내를 실시하게 된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의료 행위를 이용한 뒤 보험금을 청구하면서 처음으로 변경된 심사 기준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의료 행위를 이용하기 전에 심사 기준 변경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행정 지도에 따른 소비자 안내 의무는 오는 22일부터 시행된다.
적용 대상은 보험금 심사 기준 변경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모든 보험 상품이다. 다만 심사 기준 변경에 따른 소비자 피해 우려가 낮은 연금보험, 퇴직보험, 보증보험 및 재보험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