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내년 7월까지 책무구조도를 도입해야 하는 대형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컨설팅을 실시한 결과, 특정 임원에게 과도하게 책무가 집중되거나 금융 영업 관련 책무가 중복·누락되는 등 다수의 미흡 사례가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금감원은 최근 사업연도 말 기준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여전사 24개사와 자산 총액 7000억원 이상 저축은행 33개사를 대상으로 책무구조도 시범 운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 운영에는 대상 회사의 91%에 해당하는 여전사 22곳과 저축은행 30곳이 참여했다. 이는 2024년 하반기 은행·금융지주 시범 운영 당시 신청률인 29%(대상 62사 중 18사), 2025년 상반기 대형 금융투자회사·보험사 시범 운영 당시 신청률인 79%(대상 67사 중 53사)를 웃도는 수준이다.
금감원은 참여 금융회사들이 제출한 책무구조도를 분석한 뒤 개별 컨설팅을 실시했으며, 금융회사들은 컨설팅 결과를 반영해 조직 구조 등을 고려한 개선된 책무구조도를 내년 7월 2일까지 제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기존 시범 운영 결과와 실태 점검 결과 등을 반영하면서 책무의 중층적 배분 등 그동안 나타났던 일부 미흡 사항은 감소했지만, 책무구조도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보완이 필요한 사항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우선 특정 경영관리 임원에게 과도하게 많은 책무가 배분된 사례가 적발됐다. 금감원은 특정 임원에게 지나치게 많은 책무가 집중될 경우 책무 간 이해상충 가능성이 발생하고 전문성이 부족해질 수 있으며 관리 조치 의무가 형식적으로 이행돼 실효적인 내부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영업 관련 책무의 중복 및 누락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다수 임원이 상품·서비스 종류별로 유사한 책무를 분담하면서 각 임원의 역할 구분이 불명확하거나 일부 임원의 책무 세부 내용이 누락된 사례가 발견됐다. 금감원은 임원별로 유사한 책무를 배분할 경우 중복되지 않도록 명확히 구분하고 상품·서비스만 다를 뿐 동일한 성격의 책무인 경우에는 누락 없이 책무 구조도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책무 구조도 기재 자체가 미흡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금감원은 임원별 책무에 상응하는 세부 내용과 관리 의무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을 경우 임원별 구체적인 관리 조치와 활동 계획 마련이 어려워져 내부 통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책무 구조도에 기재된 책무와 주요 관리 의무가 개념에 부합하지 않거나 기재 내용이 미흡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일부 금융회사는 책무 세부 내용 또는 관리 의무만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게 작성하거나 책무와 무관한 세부 내용 또는 관리 의무를 기재했다.또 다수 회사가 관리 의무의 세부 내용을 사실상 동일하게 기재하거나 개별 업무 수준으로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형 금융투자회사·보험사 시범 운영 과정에서 지적했던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직 문제 등도 이번 시범 운영에서 재차 확인됐다. 또 비상근 이사를 책무 배분 대상에서 당연히 제외하거나 사내 이사에게 전결권이 없다는 이유로 책무를 배분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