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17일 연체채권 매각 이후에도 원채권 금융회사에 채무자 보호 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의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사전 예고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대출을 실행한 원채권 금융회사는 채권 매각 이후에도 채무자 보호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현행 제도상 금융회사가 연체채권을 매각하지 않고 직접 보유하면서 추심하는 경우에는 지난해 10월 시행된 '개인채무자보호법'에 따라 엄격한 추심행위 규제를 적용받는다. 구체적으로 추심 횟수를 7일 동안 7회로 제한하는 추심총량제, 채무자가 직장 방문이나 특정 시간대 연락 금지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연락제한요청권, 수술·입원·장례 등 중대한 상환 곤란 사유가 발생한 경우 일정 기간 추심을 유예하는 제도 등이 운영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전경

반면 금융회사가 연체채권을 매각하는 경우에는 고객 보호 책임으로부터 사실상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연체채권을 지속적으로 보유·관리하며 회수하는 것보다 매각을 통해 채권을 즉시 회수하고 고객 보호 책임도 면하는 것이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그 결과 연체채권이 반복적으로 매각되면서 채무자 피해가 발생했다. 은행이 보유하던 채권이 저축은행·카드사·캐피털사 등을 거쳐 매입채권추심업체로 재차 매각되는 과정에서 추심 주체가 계속 변경됐고, 채무자는 대출 계약 당시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서는 강도의 추심에 노출되거나 신용평점 하락 등의 불이익을 겪게 됐다.

금융위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최초로 대출을 실행한 원채권 금융회사가 채권 매각 이후에도 고객 보호 책임을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연체채권의 반복적·기계적 매각을 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원채권 금융회사에는 채권 매각 이후 양수인의 불법행위를 점검하고, 이를 발견할 경우 금융당국에 보고할 의무가 부여된다. 원채권 금융회사는 양수인에 대한 점검을 위해 필요한 경우 해당 양도채권 관련 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 요구 가능한 정보에는 양도채권의 추심 및 추심위탁 현황, 양도채권의 소멸시효 관리 현황 등이 포함된다. 양수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한다.

또한 원채권 금융회사가 채권 매각 계약서에 채권 재매각 관련 사항을 의무적으로 포함하도록 했다. 금융회사는 채권 매각 시 재매각 가능 여부와 범위, 재매각 시 승계되는 채무자 보호 조건, 재매각 대상 추심업체의 적정성 판단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양수인이 이러한 재매각 조건을 위반할 경우 원채권 금융회사는 해당 양수인에 대한 차기 채권 매각을 제한할 수 있다.

금융위는 이날 사전 예고한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오는 7월 중 개정 완료한 뒤 즉시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