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4대 금융지주를 상대로 사회공헌 현장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언론사 매체별 광고 집행 내역까지 제출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권에서는 이를 두고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금감원의 역할을 벗어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의 언론사별 광고비를 확인해 간접적으로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주 우리금융지주(316140)에 이어 이날 KB금융(105560)지주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 실태 조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사회공헌 기부금이나 브랜드 광고 프로세스와 비용뿐만 아니라 언론사별로 집행된 광고비 자료까지 제출을 요구했다.
이번 조사는 올해 하반기에 있을 국정감사를 준비하면서 시작됐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금융지주가 사실상 이미지 광고를 하면서 사회공헌 활동으로 분류해 세금 혜택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은행권은 당초 이번 조사를 통상적인 현황 점검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언론사별 광고비 내역까지 요구하자 사회공헌 활동 조사는 명목이고 진짜 목적은 언론사별 광고비 내역 확보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금감원의 설립 목적은 건전한 신용 질서와 공정한 금융 거래 관행을 확립하고, 예금자·투자자 등 금융 수요자를 보호해 국민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를 고려할 때 순이익 대비 전체 광고비가 적정한지 볼 수는 있더라도 어느 언론사에 얼마의 광고비를 집행했는지는 건전성 감독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진짜 의도가 무엇이든 사회공헌 활동을 점검하면서 언론사별 광고비 내역까지 보겠다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사회공헌 활동의 전반적인 현황을 알아보기 위한 통상적인 실태 조사"라며 "금감원의 모든 조사는 특정한 목적을 갖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