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손해보험이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가입 조건으로 다른 상품 동시 가입을 내거는 이른바 '끼워팔기'를 법인보험대리점(GA·General Agency)을 통해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실손보험 손실이 커지면서, 이를 상쇄하기 위해 다른 보험을 동시에 판매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영업 행태를 막기 위해 5세대 실손보험 판매 시 타 상품 연계 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하겠다고 경고했음에도 일선 영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끼워팔기가 이뤄지고 있다.
11일 손보 업계에 따르면 30대 여성 A 씨는 지난 1월 GA 소속 설계사를 통해 NH농협손보 5세대 실손보험 가입 상담을 받았다. A씨는 NH농협손보의 실손보험에 단독으로 가입하고 다른 보험사의 종합보험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해당 설계사로부터 "종합보험에 함께 가입하지 않으면 NH농협손보 규정상 실손 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A씨는 월 보험료 5만원 상당의 NH농협손보 종합 보험에 가입했다. 그런데 A씨는 비슷한 시기에 교통사고로 인한 치료를 받고 있어 실손보험 가입이 거절됐다. 이에 해당 설계사는 치료를 마치고 3개월 이후에 실손 재가입을 도와주겠다고 답했다. 실손보험이 가입 심사 시 직전 3개월 내 의사 검사 소견을 보기 때문이다.
A씨가 이달 초 다시 실손보험 가입을 신청하자, 해당 설계사는 "1개월 이내 종합보험 가입 이력이 있어야 실손보험 가입이 가능하다는 규정을 미처 안내하지 못했다"며 추가로 종합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안내한 것으로 나타났다.
NH농협손해보험처럼 일부 손보사는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 등을 이유로 가입 상담 과정에서 다른 보험 상품의 동시 가입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금감원은 이를 불공정 영업 행위로 보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3월 "5세대 실손 판매 시 별도 상품 연계 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강력하게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발표한 '보험회사의 제3자 리스크 관리 가이드라인'에서 원수보험사가 GA의 불완전판매 행위를 방지하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영업 일선에서는 수익 증대를 목적으로 이 같은 관행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NH농협손보와 GA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입장을 바꿔 A씨에게 실손보험 단독 가입을 도와주겠다고 답했다. NH농협손보 관계자는 "향후 해당 GA를 대상으로 실손보험 단독 가입 조건 등을 명확히 안내할 예정이며, 실손보험 가입 관련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유사 민원의 재발을 방지하고 건전한 모집질서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