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보험사에서 발생한 보험 사기 혐의액 중 실제로 환수된 금액은 약 2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금 환수를 위한 재판 과정에서 사기 혐의자가 돈을 이미 탕진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현행법상 혐의액을 즉각 환수하는 조항도 없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보험 사기 방지와 환수율 제고를 위한 법안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주요 생·손보사가 수사기관에 의뢰한 보험 사기 혐의액은 110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환수된 보험 사기 혐의액은 236억원(21.5%)으로 집계됐다. 보험 사기 혐의액은 금감원이나 경찰이 적발한 사건 가운데 혐의가 확정되거나, 혐의자가 이를 미리 시인한 경우를 기준으로 집계된다. 이후 보험사는 민사 재판 등을 통해 채권을 확보한 뒤 해당 금액을 환수하게 된다.
지난해에는 병원장이 실손보험금 편취를 위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벌인 사례가 발생했다. 환자에게 미용 시술을 받게 한 뒤 허위 진료기록부를 작성해 실손보험금을 청구한 식이다. 또 성형외과 직원이 환자에게 미용 수술을 시행한 뒤 수술 기록지를 조작해 입원 치료 보험금을 편취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5년간 보험사기 혐의액에 대한 환수율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여전히 20%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2021년 보험사기 혐의액 환수율은 15.8%, 2022년 12%, 2023년 17.2%, 2024년 19.3%를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가 혐의금 환수를 위해 법적 절차를 진행하더라도, 혐의자에게 환수할 재산이 없는 경우 전액 회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2022년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험 사기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경우 부당 청구된 보험금을 즉각 반환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2024년 통과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안에는 이 내용이 포함되지 못했다. 법제사법위원회가 편취금 환수 문제를 민간 계약 영역으로 판단해 제외했기 때문이다.
작년 3월에는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6명이 보험 사기 방지를 위해 편취액이 일정 규모 이상이거나 조직적으로 보험 사기 행위를 실행한 자의 명단을 공개하도록 하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이 법안은 현재까지 소관위 심사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수되지 못한 보험 사기 혐의액이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을 키울 수 있는 만큼, 법 개정을 통한 제도적 보완과 사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