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올해 상반기 내 장기 연체 채권을 보유 중인 유동화 전문 회사(SPC)에 대한 전수 조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후 청와대에 결과를 보고한 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도 내용을 전달해 SPC의 새도약기금 참여를 독려할 방침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 부실 채권 처리 회사인 '상록수(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를 두고 "약탈 금융"이라고 지적하자, 관련 조치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다음 달까지 금융감독원, 캠코, 한국신용정보원 등과 함께 장기 연체 채권을 보유한 SPC 목록과 이들이 보유한 채권 규모 파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캠코는 SPC 목록을 확보하면 이들이 보유한 채권에 대한 추가 매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최근 상록수의 장기 연체 채권 추심을 놓고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 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들의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고 했다. 상록수는 지난 2003년 10월 카드 대란 당시 신용 불량자의 부실 채권 정리를 위해 10개 금융기관의 참여로 설립된 SPC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취약 계층의 재기를 돕기 위해 5000만원 이하, 7년 이상 장기 연체 채권을 정리하는 새도약기금을 출범했다. 캠코가 새도약기금 자율 협약에 참여한 금융사의 장기 연체 채권을 매입해 소각하거나 채무 조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상록수는 연체 채권을 새도약기금에 넘기지 않았고 주주로 참여한 금융사는 최근 5년간 약 420억원의 배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의 비판에 상록수 채권을 보유하고 있던 신한카드, 하나은행, 기업은행(024110) 등은 보유 중이던 상록수 장기 연체 채권을 새도약기금에 일제히 매각했다. 상록수 이외에도 케이비스타, 제네시스 등 SPC의 장기 연체 채권 추심 사례가 잇달아 나오면서 금융 당국이 최근 전수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새도약기금 매각 대상 채권을 별도 파악해야 해 시간이 일정 부분 소요되겠지만, 최대한 빨리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