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호르무즈 해협 내 대기 중인 중소·중견 선사 선박 10척을 대상으로 전쟁보험 관련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손해보험사 10곳이 공동 인수 방식으로 전쟁보험을 인수해 과도한 보험료 부담과 보험 가입 거절 우려를 낮출 방침이다.
금융위는 21일 손보협회 열린회의실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해운업계, 정책금융기관, 보험업권과 함께 '중동 상황 피해 업종 산업-금융권 간담회'를 개최하고 해운업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손해보험사 10곳은 호르무즈 해협 내 대기 중인 중소·중견 선사 선박 10척에 대해 공동 인수 방식으로 통항 관련 전쟁보험을 제공한다. 해외 재보험에 의존하지 않고도 국내 보험사가 해당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참여 보험사는 현대해상,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KB손보, 한화손보 등 10개사이며,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 점유율 등에 따라 비례 배분 방식으로 위험을 나눠 맡는다.
지원 대상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기 중인 중소·중견선사 선박 10척이다. 대형 선사의 경우 국내 보험사의 담보 여력 한계, 무역 분쟁 소지, 재보험사 대상 협상력 보유 등을 고려해 제외됐다. 담보 범위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대한 전쟁보험이며, 항해 계획 등 통상적인 보험 가입 요건은 충족해야 한다.
보험 요율은 대형 선사를 포함한 국내 선사들이 적용받는 보험 요율 가운데 최저 수준을 적용한다. 계약 체결 이후 다른 국내 선박이 더 낮은 요율을 적용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보험료 환급을 통해 사후 적용한다. 기준은 S&P와 AM 베스트 신용등급이 모두 A- 이상인 재보험사가 산출한 총 보험 요율이다.
절차상 선사는 기존 계약 보험사와 손보협회 양측에 요율 제시를 요청할 수 있다. 기존 보험사가 가입을 거절하면 공동 인수가 진행된다. 기존 보험사가 요율을 산출하더라도 공동 인수 요율이 더 유리한 경우 선사가 공동 인수를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계약 관계를 존중해 기존 보험사가 우선 인수 물량을 정하고, 남은 물량에 대해 공동 인수가 진행된다.
이번 지원 규모는 약 3000억원이며, 통항 이후에도 필요할 경우 전쟁 기간 동안 지속 지원된다. 필요시 해양수산부와 협의를 거쳐 지원 대상 변경도 가능하다.
중동 전쟁에 따른 단기적 위기 대응을 위해 금융 지원도 확대한다.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선박 펀드 지원 대상에 중동 피해 중소·중견 선사를 포함하도록 확대하고, 지원 규모도 기존 연간 2000억원에서 2026~2027년 연간 2500억원 수준으로 늘린다. 친환경 선박 도입 선사에 대해서는 선박 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까지 완화한다. 중고선은 60%에서 70%로, 신조선은 70%에서 80%로 상향한다.
정책·민간 금융권 자금 지원도 병행한다. 금융위는 중동 피해 기업들의 자금 애로 완화를 위해 정책금융 지원 프로그램 규모를 총 25조9000억원으로 3000억원 확대했고, 민간 금융권도 53조원 이상의 자체 지원 방안을 통해 현장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장기 경쟁력 강화 대책도 포함됐다. 산업은행은 중소·중견선사의 친환경·스마트 선박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총 14억달러 규모의 KDB SOS 펀드를 조성해 운용 중이다. 친환경 선박 구입과 개조, 현금흐름 기반 금융 지원 등을 통해 산업 경쟁력 확보를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캠코의 해운업 특화 ESG 경영진단 컨설팅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