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자산 거래소에 예치된 고객 자산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중 잣대를 적용한다는 지적이 가상 자산 업계에서 나온다.
5일 가상 자산 업계에 따르면, 가상 자산 이용자보호법은 거래소가 고객 자산(예치금·가상 자산)을 회사 고유 자산과 엄격히 분리해 관리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고객 예치금은 은행에 별도 예치하고, 가상 자산은 물리적으로 분리된 콜드월렛(오프라인 저장 장치)에 보관해야 한다.
금융위는 지난 2월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계기로 가상 자산 거래소에 상시 자산 감시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대부분의 거래소는 일 단위 또는 주 단위로 자산을 점검하고 있는데, 이를 5분 단위로 단축한다.
금융위는 가상 자산 거래소의 내부 통제를 금융회사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인 반면 공정위는 가상 자산 거래소를 '금융업'이 아닌 '기타 정보 서비스업'으로 분류해 규제하고 있다. 현행법상 금융업으로 분류된 기업은 고객 자산과 회사 자산을 분리해 회사 자산 총액이 5조원 이상일 경우에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한다.
작년 말 기준 빗썸의 자산 총액은 5조2000억원으로 이 중 고객 자산은 2조600억원이다. 거래소가 금융업으로 분류됐다면 빗썸의 자산 총액은 3조1400억원으로 줄어 대기업 집단에서 빠지게 된다. 가상 자산 거래소 1위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대기업으로 지정돼 있는데, 업비트는 고객 자산을 빼도 자산이 5조원이 넘는다.
대기업으로 지정되면 기업집단 현황 등 공시 의무와 상호출자, 채무보증, 의결권 제한 등의 규제가 적용된다. 대기업은 동일인(총수) 지정도 의무 공시해야 한다. 1987년에 도입된 동일인 지정 제도는 문어발식 기업 확장과 내부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 편취를 막기 위해 시행됐다.
대기업은 동일인과 친인척 등 동일인 관련자의 주식 보유 현황 자료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동일인의 친인척이 공시를 누락했다면 동일인은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