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정책실장. 2026.4.27 ⓒ 뉴스1 허경 기자

금융당국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적한 금융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간부 회의를 열고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이에 대해 한 금융위 관계자는 "당장 확정된 사안은 없고, 앞으로 각국이 어떤 관점에서 무엇을 논의해야 할지 브레인스토밍한 자리"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조만간 관련된 문제를 종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도 가동할 예정이다. 이 TF에서는 신용 평가 체계를 비롯한 금융사의 역할 재정립, 중금리 대출 활성화 추가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도 은행·중소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자체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그간 당국은 금리 단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안 신용 평가 체계 구축을 지속해서 시도해왔는데 이것으로도 해결이 안 됐던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만큼 전반적으로 다시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올해 초 가동된 당국의 신용평가체계 개편TF를 통해서도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범 실장은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금융 양극화 문제를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잔인한 금융'이라고 표현했던 취약 계층의 금융 소외 문제의 연장선이다.

김 실장은 "그들(어려운 사람)은 높은 금리를 내는 게 아니라 선택지 자체를 박탈당했다"며 "시장에 입장할 티켓조차 얻지 못한 채 쫓겨난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 시스템과 관련해서는 "정교하게 요약된 '과거의 잔상'일 뿐인데 이 숫자가 절대적인 신이 된다"고 비판했고, 시중은행을 겨냥해 "고신용자라는 온실에만 갇혀 있지 않도록 대출의 구성을 흔들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 실장이 과거 금융위 부위원장 시절 밝힌 금융의 사회적 역할 관련 발언들이 눈길을 끈다.

김 실장은 지난 2017년 8월 하계연합학술대회에 제출한 '생산적금융과 포용적금융의 이론적 배경과 향후 정책방향' 글에서 금융의 사회적 역할 강화를 위해 취약계층과 창업·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 서민금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금융의 한정된 재원을 보완하기 위해 민간 금융 부문의 사회적 역할이 강화되도록 제도·인센티브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소득·저신용자 등에 금융서비스 이용 기회가 제한되거나 금융서비스의 편익이 고소득·고신용자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연체자 재기 지원 등 사회적 배려가 금융의 중요한 가치라는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도록 법·제도적인 인센티브가 재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포용적 금융환경 방향과 관련해서는 "정확한 신용등급이 없어 중·저금리 혜택을 못 받는 중·저신용자와 한계차주·고금리대출 이용자 등의 금융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