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316140)가 올해 1분기 시장 실적 전망치를 하회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하면서 NH농협금융지주에 4대 금융지주 자리를 내줬다. 우리금융이 일회성 비용 증가와 사업 다각화 지연 등으로 주춤한 사이, 농협금융은 NH투자증권(005940) 등 계열사가 양호한 실적을 기록해 4위 자리를 꿰찼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도 농협은행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인수한 동양생명(082640)마저 순이익이 반토막 나면서 그룹 실적에 기여하지 못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5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감소했다. 해외 법인 충당금 1380억원과 명예퇴직 비용 1830억원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다. NH농협은행은 1분기 5577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신한·하나·KB국민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조선비즈DB

그룹 실적은 이보다 더 벌어졌다. 농협금융은 올해 1분기 8688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같은 기간 6038억원을 기록한 우리금융보다 2650억원을 더 벌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 희망퇴직 비용을 올해 1분기에 반영했고, 인도네시아 법인인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에서 1380억원의 일회성 충당금이 발생하면서 순익이 줄었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2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한때 KB·신한에 이어 3위 금융지주 자리를 지켜왔다. 이후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등 계열사를 매각하면서 하나금융지주(086790)에 3위 자리를 내줬다. 우리금융은 증권사·보험사 인수로 사업 다각화에 나섰지만, 올해 1분기에 4위 자리마저 농협금융에 내주고 5위로 주저앉았다.

임종룡 회장이 인수·합병(M&A)을 주도했던 동양·ABL생명도 아직 그룹과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동양생명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50억원으로 전년 동기(461억원) 대비 45.8% 감소했다. 투자손익은 87억원으로 전년동기(546억원)보다 84% 줄었다. ABL생명도 1년 전보다 30.9% 줄어든 12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동양생명의 수익성 지표도 악화됐다. 신계약 판매 실적을 의미하는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1분기 1392억원으로 전년 동기(1844억원) 대비 24.5% 감소했다. 보장성 APE도 1183억원으로 35.3% 줄었다. 미래 수익성을 나타내는 계약서비스마진(CSM) 잔액도 2조510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10% 감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2024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우리금융에 인수됐다"며 "인수 당시 기대했던 수익성에 미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생명보험사 대부분이 성장성 둔화를 걱정하는 상황이라 동양생명도 당분간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