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을 기점으로 상단이 연 7%까지 치솟았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현재는 연 6% 후반대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장기적으로 금리가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 정세가 여전히 불안한 것에 더해, 전쟁으로 급등한 유가가 물가 및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지난 17일 은행채 5년물 기준 주담대 금리는 연 4.15~6.75%로 집계됐다. 앞서 3월 말 연 4.40%~7.00%까지 오르며 고점을 기록한 뒤 소폭 하락했다.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7%대를 기록한 건 지난 2022년 10월 이후 41개월 만이었다.
주담대 금리는 중동 정세와 맞물려 움직이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개전 직후였던 3월 초에는 상단이 연 6% 후반이었으나, 개전 한 달 차인 3월 말 연 7%까지 올랐다. 이달 9일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한 뒤로는 조금씩 하락 추세다.
다만 중동 정세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전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일시 개방했던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군은 이란 화물선을 공격하고 나포하는 등 무력 충돌을 일으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이란 내 모든 발전소와 다리를 파괴하겠다"고도 했다.
시장 금리도 영향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3월 말 4.100%를 넘어섰다가 2주 휴전 소식이 나온 4월 초 3.700%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17일에는 3.865%를 기록하며 다시 오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전쟁에 따른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는 것에도 우려를 표한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통상적으로 물가가 오르면 중앙은행은 시중에 풀린 돈을 은행 등으로 빨아들이기 위해 금리를 올리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쟁으로 중동 국가들이 원유 생산을 크게 줄이면서 유가 급등이 발생한 건데, 전쟁이 끝나도 원유 생산량이 기존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3개월 넘게 걸린다. 그사이 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중동 상황에 따라 금리가 단기적으로는 요동칠 수 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결국 (금리는) 조금씩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