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상호금융기관 감독 체계와 역할 강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금융 당국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 새마을금고 주무 부처인 행안부가 감독 권한을 놓고 금융 당국과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금융권에서 나온다.

12일 관계 부처와 금융권에 따르면 행안부는 최근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상호금융의 역할과 감독 체계' 연구 용역에 착수했다. 행안부는 농협·수협·산림조합·신협·새마을금고 등의 감독 체계를 분석하고 해외 선진국 감독 사례를 연구한다. 이를 통해 상호금융 감독 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행안부는 "상호금융기관은 시중은행과 지배 구조 등 특성이 다르다. 이를 감안한 금융기관의 역할과 감독에 대한 연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내의 한 새마을금고. /뉴스1

행안부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상호금융에 대한 역할 재정립 방안도 마련한다. 세부적으로 지역 주민 및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한 밀착형 관계 금융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지역 투자 및 출자 기능 확대 등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 당국은 행안부의 연구용역 착수에 다소 난감한 반응이다. 행안부는 새마을금고의 주무 부처인데, 전체 상호금융권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연말 새마을금고 감독 체계와 역할 재정립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데, 이를 위한 연구용역으로 안다"고 말했다. 향후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상호금융 개선안 논의를 대비하기 위한 연구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금융 당국과 행안부가 새마을금고 감독 권한을 놓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새마을금고가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있다며 관계 부처에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이후 행안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은 새마을금고 감독 이관 방안 등을 논의했다. 금융 당국이 감독 권한을 가져갈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행안부가 감독 권한을 유지하되 금융 당국과 공동 검사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 당국은 올해 새마을금고 가계 대출 증가 목표율을 0%로 제한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행안부가 전체 상호금융을 대상으로 연구 용역에 나서면서 기싸움을 벌이는 형국이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당국은 건전성과 가계 부채 관리에 초점을 맞췄고, 행안부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생 금융을 추진 중이어서 부처 간 관점이 다른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