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홈플러스 사태' 여파 이후 '기업용 외상 카드'인 구매전용카드에서 발생한 카드사들의 수익이 40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의 구매전용카드 수익이 감소세로 바뀐 것은 2020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홈플러스 사태의 여파로 구매전용카드의 위험성이 드러나자, 업계가 건전성 관리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업 카드사 5곳(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하나카드)의 구매전용카드 수익은 693억원으로 전년 말(733억원) 대비 5.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 폭은 삼성카드가 10.5%로 가장 컸고, 신한카드(10%), 롯데카드(4.4%) 등이 뒤를 이었다. 카드사 중 하나카드만 유일하게 전년 대비 12.2% 증가했다.

인천에 위치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시민들이 개점 시간에 맞춰 입장하고 있다. /뉴스1

구매전용카드는 구매 기업이 구매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발급받는 신용·직불카드다. 카드사는 구매 기업이 카드로 결제한 구매 대금을 판매 업체에 현금으로 지급하고, 이후 구매 기업은 만기 때 이 대금을 수수료와 함께 카드사에 입금한다. 카드를 통한 일종의 외상 거래인 셈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많이 떼지 않아 수익성에는 큰 도움이 안 되지만, 거래 자산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부실 경영 논란에 휩싸인 홈플러스 사태로 구매 전용 카드의 위험성이 드러났다. 홈플러스는 2020년 초부터 현대카드, 롯데카드, 신한카드 등 주요 신용카드사들과 구매 전용 카드 이용 계약을 체결하고 일부 협력 업체에 대한 물품 대금을 결제해 왔다.

그런데 경영난에 빠진 홈플러스가 카드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면서, 4300억원의 손실 금액이 발생했다. 이후 현대카드와 신한카드 등은 일부 기업에 대한 구매 전용 카드 영업을 축소하기도 했다.

서울 시내 한 커피 전문점에서 카드 결제 하는 모습. /뉴스1

기업 소비력 약화도 구매 전용 카드 수익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 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3.7로 집계됐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 지수(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구매 전용 카드가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은 아니지만, 대금 거래 규모가 줄면 수익성이 감소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2조3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2308억원(8.9%)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