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거래가 늘면서 해외 가상 자산 거래소가 올해 1분기에만 수수료로 수십조원이 수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각종 규제로 새로운 상품을 내놓지 못하는 국내 거래소의 거래 대금은 줄어들고 있다.

8일 온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상 자산 시장 거래 대금은 20조5700억달러(약 3경885조원)를 기록했다. 거래 대금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 해외 거래소의 1분기 수익은 258억5140만달러(약 38조1200억원)로 추정된다. 파생상품과 현물의 거래 대금 비율은 각각 90.5%(18조6300억달러), 9.4%(1조94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일러스트=챗GPT

바이낸스·OKX·바이비트 등 해외 가상 자산 거래소에서는 한국·일본 증시나 서부텍사스산원유(WTI·West Texas Intermediate) 가격을 추종하는 다양한 파생상품을 365일 24시간 거래할 수 있다. 세계 1위 코인 거래소 바이낸스에 상장된 파생상품 개수는 448개다.

다양한 상품을 아무 때나 거래할 수 있다 보니 전 세계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과 이란이 휴전이나 종전에 합의해 WTI 선물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바이낸스에 상장된 원유 선물 상품의 숏(short·가격 하락에 베팅) 포지션을 보유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국내 주식시장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WTI 인버스(Inverse)를 사야 했다.

국내 가상 자산 거래소는 이런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만기일이 없는 선물 계약)이 없고 현물만 거래할 수 있다. 국내 5대(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가상 자산 거래소의 올해 1분기 거래 대금은 전 분기(2650억달러) 대비 20% 감소한 약 2120억달러로 조사됐다. 전 세계 거래 대금의 1% 수준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업비트와 2위 빗썸의 올해 1분기 거래 대금은 각각 1350억달러, 560억달러였는데, 두 거래소의 거래 대금 합계가 바이낸스의 4%에도 못 미친다.

전문가들은 가상 자산 시장에서 파생상품 거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웹(Web)3 전문 리서치사 타이거리서치는 "해외 거래소는 파생상품 거래 등 다양한 투자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가 제공하지 못하는 투자 기회가 해외에는 열려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