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피격이 잇따르는 가운데, 국내 재보험사 코리안리(003690)가 선박 보험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전쟁 보험 가입 유치에 나서고 있다. 통상 선박 관련 재보험사 상품은 군사 충돌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의 손해를 전적으로 보장하지 않아, 더 비싼 전쟁 관련 상품으로 재가입해야 한다.
24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선사들이 전쟁 피해 보상 조건을 포함해 국내 손보사의 선박 보험에 재가입한 사례는 약 30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27건 이상을 코리안리가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손보사들은 전 세계 재보험 시장을 살펴보고 적합한 상품을 선택한다. 세계 재보험 시장에서 선두 기업은 스위스의 스위스리, 독일의 뮌헨리 등이 있다. 코리안리는 이번 전쟁 보험 가입 유치를 위해 손보사들에게 경쟁사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보험은 보험 계약상의 책임 전부나 일부를 다른 보험자에게 넘기는 것을 말한다. 통상 보험사들은 대형 사고가 발생해 큰 규모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 재보험에 가입한다.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 내 위험은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할 정도로 많은 선박이 오가는데, 대형 유조선이 지날 수 있을 정도로 수심이 깊은 곳은 이란 영역에만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공격하고 있다. 현재 일부 국내 선박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선박 보험에는 전쟁 상황을 보장하는 특약이 포함돼 있다.그런데 실제 군사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을 때는 보험사가 선사에 72시간의 유예 기간을 준 뒤, 더 높은 보험료를 내야 하는 전쟁 특약 상품을 가입하라고 요구한다. 가입하지 않으면 전쟁으로 인한 손해는 보장하지 않는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보험료는 전쟁 이전보다 최대 1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유일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2000년대 초만 해도 한국 재보험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했지만, 현재는 해외 재보험사들의 진출로 점유율이 50%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코리안리는 적극적으로 국내 손보사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내 리스크 분석 등을 통해 보험료를 합리적으로 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