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000810)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005930)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상반기 내 16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혔는데, 자사주를 소각하면 현행법상 두 보험사가 보유할 수 있는 삼성전자 최대 지분 한도인 10%를 초과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유배당 계약의 손실 규모가 지분 매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커 유배당 보험 계약자 배당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전날 공시를 통해 각각 삼성전자 주식 624만주(0.11%), 109만주(0.02%)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을 각각 8.51%, 1.49% 보유해, 합산 10%를 유지해왔다. 삼성전자는 18일 주주총회에서 상반기에 8700만주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올라간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은 상승한다. 현행 금융산업의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은 금융 계열사가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하도록 제한하고 있어 0.13%포인트가 초과하게 된다.

삼성생명 사옥./삼성생명 제공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금산법 준수를 위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각 이전에 지분 상승분을 각각 선제적으로 매각하게 됐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유배당 보험 계약자 배당 문제와 직결된다. 삼성생명은 1980년대에 유배당 보험 상품을 판매하면서, 가입자에게 받은 돈으로 삼성전자와 삼성화재 지분을 샀다. 이 때문에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삼성화재 지분의 평가 차액 중 일부를 유배당 계약자 몫으로 여기고 '계약자 지분 조정'이라는 별도 부채 계정에 적립해 왔다.

그러나 삼성생명이 지분 매각으로 발생한 수익을 유배당 계약자와 나눌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은 지난 11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유배당 보험의 역마진이 계속돼 향후 계약자 배당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지난 1986년부터 총 31회에 걸쳐 3조9000억원 규모의 계약자 배당을 지급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유배당 계정에서 발생한 결손을 보전하기 위해 주주 몫인 이익잉여금에서 11조3000억원을 사용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매각하는 지분 규모는 1조5295억원(0.13%) 수준이다. 삼성생명의 유배당 계정 결손 규모를 감안했을 때, 계약자에게 나눠주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금산법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조치에 나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