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 발표를 이달 말로 연기한다. 발표 시점에 따라 선진화 방안이 주주총회 안건 상정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 금융지주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17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이르면 이달 마지막 주에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일부 보완할 내용이 있어 이번 주에는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지 못할 것"이라며 "발표 시점은 이달 말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손민균

금융 당국은 당초 지난 12일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 연임을 제한하고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상법상 주총 안건은 2주 전에 확정해야 해 금융 당국이 이날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면 26일 이후 주총을 여는 금융지주사들은 이사회를 열어 주총 안건을 변경할 수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23일 우리금융지주(316140)를 시작으로 24일 하나금융지주(086790), 26일 KB금융(105560)·신한지주(055550), 27일 BNK금융지주(138930)가 각각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금융 당국은 올해 주총 안건에 선진화 방안이 반영되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했지만, 일부 금융지주사는 발표 시점에 상당한 압박을 느끼고 있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12일에 발표하면) 긴급 이사회를 열어 선진화 방안 일부를 주총 안건에 반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내부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신한·우리·BNK 등 회장 연임 안건을 상정한 금융지주사들은 선진화 방안 발표 시점과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선진화 방안이 주총 안건에 반영되지 않더라도 주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발표 시점이 이달 말로 연기되면서 회장 연임 등 주요 안건은 무난히 주총을 통과할 전망이다.

금융위는 발표 시점 연기에 대해 "금융지주사와의 간담회 일정 등을 다시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이유는 함구하고 있다. 관가에선 청와대와 금융 당국 간 이견이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