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금융권 외주 콜센터 노동자들이 원청인 금융사와 직접 교섭을 준비 중이다. 일부 금융사는 콜센터 노동조합과 교섭 사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콜센터 노조는 고용 불안 해소와 근무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11일 금융권과 노동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국민카드, 하나은행, 현대해상(001450) 등의 콜센터 노동자들이 가입된 공공운수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는 교섭 단위 분리를 신청했다. 본격적으로 원청인 금융사와 개별 교섭에 착수한 것이다.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인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노란봉투법은 교섭 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되, 원청과 각 하청 소속 노조가 개별적으로 교섭할 수 있는 교섭 단위 분리 제도를 도입했다. 노동위원회는 하청 노조가 교섭 단위 분리를 신청할 경우 30일 이내에 분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다른 금융권 콜센터 노조도 원청과의 교섭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은 원청의 콜센터 직원 직접 고용과 근로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은행·카드·보험·증권 등 국내 48개 금융사의 콜센터 직원 중 간접고용 인원은 2만3000여명에 달한다. 전체 콜센터 직원(2만3000여명)의 약 67%다. 은행권은 90%가량이 외주 업체의 위탁 고용 상태인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사가 직접 교섭에 나서면 비용 증가, 갈등 확대, 소비자 불편 등이 우려된다. 콜센터 노조가 본사와 직접 교섭할 수 있게 되면서 임금·성과급 요구가 커질 전망이다. 인공지능(AI)이 발달하면서 콜센터 조직 축소가 예상되는데,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인원 감축도 어려워졌다. 복수의 하청 업체와 계약한 금융사는 여러 노조와 동시에 교섭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금융권이 비용 증가를 우려해 콜센터 역할을 축소하고, 상담 인력을 줄이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일부 금융사는 지난해 노란봉투법 시행 영향력을 분석하면서 콜센터 해외 이전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회사 형태로 콜센터 직원을 고용한 금융사도 직접 고용이 아닌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 노동계 방침인 것으로 안다. 교섭에 착수한 금융사 상황을 지켜본 뒤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