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올해부터 원장이 사용하는 업무추진비의 상세 내역을 공개한다. 공개 주기도 현행 연 1회에서 분기별로 단축한다. 금감원은 올해 공공기관 지정이 유보되면서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조건이 부과됐는데, 이번 조치는 이에 따른 것이다.

26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4월 내 올해 1분기 이찬진 금감원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건별로 공개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현재 사용 목적을 정책 관련, 유관기관과 업무 협의, 경조사 등 3가지 항목으로만 나눠 월별 사용 건수와 총 금액의 합만 간략하게 공개하고 있다. 올해 1분기부터는 업무 추진비 공개 내역에 모든 결제 건에 대한 날짜, 사용 목적, 금액을 기재할 방침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뉴스1

정부는 올해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판단을 유보하면서 공공성과 투명성 제고를 조건으로 걸었다. 조건에는 기관장의 업무추진비 상세 내역 공개가 포함됐다. 정부는 내년에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할지 재검토할 계획이다.

금감원장 업무추진비 상세 내역 비공개에 대한 논란은 수년간 이어져 왔다. 통상 공공기관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사용 일자, 사용 금액, 사용 장소(가맹점) 등을 건별로 세분화해 공개하는데 금감원은 비공개로 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금융감독원.뉴스1

지난해 4월 서울행정법원은 시민단체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가 금감원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사건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2024년 4월 정보공개센터는 금감원에 이복현 전 금감원장이 2022년 6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사용한 업무추진비 상세 내역을 공개해 달라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금감원이 공개를 거부했고 정보공개센터는 이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취임한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해 10월 "소송 결과에 따라 공개 여부를 결정하고, 제 개인적인 것들은 다 공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 쇄신 과제 중 업무추진비 내역 공개가 가장 빠르게 추진 가능한 사안이라고 보고, 이를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