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광범위한 영역까지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직무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금융위원회와 대립 양상이 심화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금융위에 '특사경 활용도 제고 방안'을 제출했다. 금감원은 기존에 추진해온 자본시장 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와 민생 특사경 도입을 넘어, 회계 감리와 금융회사 검사 영역까지 직무 범위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 전문성을 바탕으로 수사 업무를 담당할 경우 시너지가 클 것이라며 불공정거래 조사·민생 범죄 대응뿐 아니라 검사·회계 감리 영역에서도 특사경 도입의 실익이 크다고 금융위에 보고했다.
금융위는 현재 사무처장을 중심으로 한 특사경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금감원 제안 상당수에 '근거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쪽으로 내부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민간 기구인 금감원이 민간 기업·금융회사에 대한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동결, 디지털 포렌식 등 전방위 수사 권한을 갖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법리적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조직 몸집 불리기'나 '권한 확대'가 목적이 아니라, 대통령의 업무 보고 당시 지시에 따라 검토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금융 당국 업무 보고에서 어떤 범위에 특사경이 추가돼야 하는지, 인지 수사권이 필요한지 등을 정리해 총리실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는데, 이에 대한 검토라는 요지다.
금감원은 특사경 범위 확대와 자본시장 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를 추진하는 데 공권력 남용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자체적으로 구체적인 통제 방안을 마련 중이다. 검토 중인 방안에 따르면, 현재 금융위 수사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와는 별개로 금감원 인지수사 착수를 결정할 심의위를 금감원에 둔다. 위원장은 금감원 공시조사 부원장보가 맡되 중립성을 위해 금융위 심의위 위원을 포함해 양 기관의 인원 비율이 최소 동수가 되도록 구성한다. 법률자문관 등 외부위원도 이에 포함된다.
인지수사 상황은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에 대면 보고하게 된다. 다만 수사 착수 시 보고를 거치면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으므로 사후에 결과를 보고하는 식이다. 금감원 조사국의 기획조사 사건만 수사 대상으로 삼는다는 내용 등을 세칙에 명시해 인지수사 범위를 제한하고, 영장주의 회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수사 전환 이전까지 조사·수사부서 간 정보교류는 차단하는 내용도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