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금융지주 사외이사 자격 요건에 '실무 경험'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수 위주의 사외이사 선임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19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런 방안을 금융위원회가 주재하는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에 제안할 방침이다. 예컨대 정보통신(IT) 분야를 담당할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실제로 관련 업계에서 재직한 경험이 있는지 살펴보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지주 이사의 전문성을 위해 관련 실무 경험이 필요하다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교수 중심의 금융지주 사외이사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금감원은 단순히 관련 분야의 학위를 취득했다는 이유로 전문성 없는 인사가 금융지주 사외이사직을 수행하는 것을 문제로 보고 있다. 연구와 교육에만 집중한 교수 특성상 경영진 견제 및 경영 자문 등 사외이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금융지주사 이사회가 교수 중심으로 편중돼 있다"며 "JP모건 등 미국계 투자은행(IB)의 경우 경쟁사 출신이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학계 인사는 거의 없다. 현장 중심의 거버넌스가 시장 원리에 맞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현재 4대 금융 사외이사 32명 중 15명(46.8%)이 현직 교수다. KB금융(105560)지주는 7명 중 4명, 신한지주(055550)는 9명 중 5명이 교수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9명 중 3명, 우리금융지주(316140)는 7명 중 3명이 현직 교수였다.
금감원은 오는 23일까지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농협금융·iM금융지주(139130)·BNK금융지주(138930)·JB금융지주(175330) 등 8개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관련 현황 전반을 점검할 방침이다. 금융지주들이 지난 2023년 마련한 '지배 구조 모범 관행'을 형식적으로만 이행하거나 편법으로 우회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를 집중 점검한다는 취지다. TF는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오는 3월까지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