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쿠팡 계열사 쿠팡파이낸셜이 입점 업자에게 연 19% 금리로 대출한 것과 관련해 "대출 이자율을 산정하는 데 납득이 안 가는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분을 세부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검사로 전환하고 있는 단계"라고 5일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도덕적으로 '갑질'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원장은 쿠팡의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무를 맡고 있는 쿠팡페이에 대해서는 "아직 결제 정보 유출이 됐다고 보진 않고 있다"며 "쿠팡과 쿠팡페이 간 오가는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통 플랫폼도 거래 영역이라 금융과 연관이 있는 만큼 금융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규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관련 제도가 개선되도록 당국 입장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 임원들의 주식 매각 불공정 거래 의혹에 관해서는 "미공개 정보 이용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문제가 확인되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현재 검토 중인 국민연금의 금융지주 사외이사 추천 방안과 관련해 "관치나 사회주의 논쟁과는 거리가 멀다"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공급하는 금융지주 거버넌스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해야 하는 만큼, 공공성이 있는 국민연금의 개입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설립을 추진 중인 금감원 민생금융 특별사법경찰 운영과 관련해 "금융위원회 위원들과 특정 문제에 대한 수사 개시 여부를 함께 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금감원이 조사를 마친 뒤 금융위에 보고하고 수사 필요성을 판단하는 데만 약 11주가 소요된다. 그사이 증거 인멸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이 같은 안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금융위, 한국거래소와 운영 중인 주가조작 근절 합동 대응단에 포렌식(전자기기 분석)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현재 하나의 단위인 합동 대응단을 2개 팀으로 만들고 있다. 금감원은 포렌식 팀을 별도로 구성하자고 제안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렌식 인력이 1명이라 한 건을 진행하는 데만 일주일이 걸린다. 신속하게 포렌식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자고 제안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에 관해서는 "글로벌 기준과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금융위가 금감원의 예산 규모 등 많은 결정을 하는데, 재정경제부가 또다시 관여하는 '옥상옥' 체제가 되는 것은 납득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