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자동차 보험료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8주 룰'을 적용한 약관 개정 예고안을 발표했다. 8주 룰은 현재 국토교통부가 자동차 보험 손해율을 줄여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추진 중인 정책이다. 교통사고 경상 환자가 8주 이상 치료를 받을 때 보험사가 심사해 보험료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골자다. 금감원은 국토부가 이 같은 개정안을 조만간 확정할 것으로 보고 미리 약관 개정에 나섰다.

31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8주 룰 관련 내용이 담긴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 예고안을 게재했다. 예고안에는 보험사가 피해자와 조기 합의를 위해 관행상 지급해 온 향후 치료비에 대한 지급 기준도 포함됐다. 향후 치료비는 치료 종결 후 장래 예상되는 추가 치료에 대해 사전에 지급하는 치료비를 말한다. 금감원은 업계 의견을 수렴한 뒤 예고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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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지난 6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교통사고를 당한 12~14급 경상 환자가 치료 기간이 8주를 넘으면 진단서·경과 기록·사고 충격 등을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보험사 심사를 통해 지급 보증을 연장하거나 중단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금감원은 조만간 개정안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약관 개정안을 사전에 마련했다. 통상 국토부 소관 시행규칙이 확정된 후 약관을 개정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 자동차 보험료 인상 압박이 커지면서 사전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손해보험사는 당국의 상생 금융 기조에 맞춰 자동차 보험료를 2022년부터 매년 인하해왔다. 작년에는 최대 3% 인하했고, 올해는 0.6~1% 인하했다.

이로 인해 지난 달 기준 삼성화재(000810)·메리츠화재·DB손해보험(005830)·현대해상(001450)·KB손해보험 등 5개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전년 동기 대비 3.7%포인트(p) 늘어난 86%로 집계됐다. 보험업계에서는 통상 80%대의 손해율을 자동차 보험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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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자동차 보험에서 적자가 예상된다. 내년에는 자동차 정비 수가가 2.7% 인상될 예정이라 손해율은 더 커질 전망이다. 대형 손보사들은 최근 보험개발원에 자동차 보험료 요율 검증을 의뢰한 상태로, 1%대 초·중반 수준의 인상률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