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이 금융지주 이사회에 IT·소비자 분야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1인 이상을 포함하는 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진행한 금융지주 회장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원장과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지주회사는 투명한 승계 시스템과 독립적인 이사들에 의한 견제 기능을 확보할 때 주주와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라며 "경영승계의 요건과 절차는 명확하고 투명해야 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능을 갖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의 주주 추천 등 사외이사 추천 경로를 다양화하겠다"라며 "사외이사 임기 차등화 등을 통해 독립성을 갖춘 후보 추천 위원회 구성과 공정한 운영도 뒷받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 지배구조 승계 관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업계, 학계 등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 TF'를 이달 중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금융사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불완전판매를 과거처럼 일부 영업 현장의 일탈로 치부하거나 사후 손해 배상만으로 일관하는 대응은 금융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라며 "금감원은 추진 중인 모든 업무에 사전 예방적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감독·검사 역량을 최대한 집중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의 IT 보안 체계에 대한 감독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금융사 검사 시 IT 거버넌스와 보안 체계의 적정성 등을 중점 점검할 예정"이라며 "보안 취약점에 대한 분석·평가 등 사전예방적 보안 감독도 강화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생산적 금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지주 회장들에게 "오랜 기간 의존해 온 부동산 담보 중심의 여신 구조는 지속되기 어렵다"라며 "금융의 자금 공급이 기술 혁신 기업,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생산적 영역으로 보다 폭 넓게 흐를 수 있도록 금융의 범위를 확장하여 살펴달라"고 요청했다. 이 원장은 이 과정에서 금융권의 자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촉진하기 위해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를 구축하고 상생금융지수도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금감원은 금융지주의 서민·소상공인 지원, 사회 공헌 등 포용금융 이행 수준과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 수준을 평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