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서비스와 카드론 등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2년 가까이 3%대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가계 신용 대출 연체율은 0.4~0.5% 수준이다. 업계는 소액 급전을 빌리려고 신용카드 대출을 이용한 서민들이 경기 불황으로 빚을 상환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10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1일 이상)은 3.3%로 전년 동기(3.1%) 대비 0.2%포인트(P) 상승했다.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21개월째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중구 충무로의 한 폐업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일반 은행은 금융지주 아래에서 카드 사업을 별도 분사한 시중은행과 IBK기업은행(024110) 등 특수은행을 제외한 은행을 의미한다. 광주·부산·경남·전북은행 등 지방은행이 대부분이다. 신용카드 대출은 통상 1금융권에서 밀려난 취약 차주가 주로 이용하고 금리가 연 20%에 육박한다.

업계는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3%대에 이르면 높은 수준으로 평가한다. 한국은행이 연간 집계를 시작한 2006년부터 일반은행 신용카드 연체율은 대부분 2%대를 유지해왔다. 2014년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연속 연체율 3%대가 이어진 것 이외에는, 지난해 이전까지 3%대 연체율이 2개월 이상 유지된 적이 없었다.

업계는 사업 운영이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이 급전을 위해 신용카드 대출을 많이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매 판매 지수는 101.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감소했다. 소매 판매는 내수 부진 장기화로 13분기째 감소 중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개인과 법인을 포함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100만8282명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전년보다 2만1795명 증가한 수치로, 1995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지 30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겼다.

자영업자 취약 차주 수도 늘고 있다. 자영업자 취약 차주는 가계 대출과 개인 사업자 대출이 3개 이상인 다중 채무자 중 소득 하위 30%인 저소득자이거나 신용 점수 664점 이하인 저신용자를 말한다.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뉴스1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 취약 차주 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43만7000명으로 자영업자 중 취약 차주 비율은 14.2%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2022년 2분기(10.7%) 이후 증가세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대출을 갚지 못하는 차주가 늘고 있고 이런 추세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으로 카드론이나 현금 서비스는 신용도가 낮은 차주가 이용하기 때문에 연체율을 크게 줄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