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고환율(원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자 보험사의 신규 해외 투자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환율이 높을 때 해외 투자를 과도하게 하면 나중에 환율이 떨어졌을 때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정기적으로 보험사의 신규 해외 투자 증가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

2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월·분기 단위로 보험사의 신규 해외 투자 추이를 점검하고 있다. 금감원은 아직 신규 해외 투자 규모가 한계선을 넘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더 상승하면 위험관리 기준상의 하한선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 선제적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뉴스1

기존에 해외 투자 비율이 큰 보험사는 환율이 오르면 보유 자산의 평가액이 상승해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원화 약세 국면에서 신규 투자를 확대하면 환율이 안정될 때 평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8~9월 달러당 1400원 이하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추석 연휴 이후 급등했고, 지난 24일에는 장중 1477.3원까지 오르며 지난 4월 9일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수익이 줄고 있는 보험사는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삼성화재(000810)는 지난 6월 영국의 글로벌 보험사인 캐노피우스와 5억7000만달러(약 8382억원) 규모의 추가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해 2대 주주 자리를 굳혔다. DB손해보험(005830)도 미국 보험사인 포테그라 지분 100%를 16억5000만달러(약 2조4257억원)에 인수했다. 한화생명(088350)은 지난해 11월 벨로시티의 지분 75%를 인수했고 올해 7월 말 관련 절차를 마무리했다.

삼성화재 사옥. /삼성화재 제공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생명보험사 순이익은 4조80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4391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 누적 순이익은 19.6%(1조5800억원) 줄어든 6조4610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기존 해외 투자 자산에서는 평가 이익을 볼 수 있지만, 추가 투자나 신규 투자가 늘면 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기준점을 넘어섰다고 보일 경우 해당 보험사에 주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