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투입하는 사업비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3보험 시장에서 생명보험사와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어서다. 손보사의 실적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업비 확대가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국내 손보사 31곳의 순사업비율은 25.8%였다. 전년 동기(23.8%)와 비교하면 2%포인트 상승했다. 순사업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에서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 수익을 가입자 유치에 더 많이 투입한다는 의미다.

사업비의 규모도 늘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손보사 41개사가 올해 1~8월 투입한 순사업비는 48조13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다.

5대 손해보험사 로고. /각사

사업비는 보험사가 보험계약 모집, 유지, 관리 등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다. 광고비, 관리비, 인건비 등이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전속 설계사와 보험법인대리점(GA) 설계사가 새로운 가입자를 유치할 때 지급하는 모집 수수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보사가 사업비를 늘리는 것은 최근 생보사가 3보험을 빠르게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3보험은 생보사와 손보사가 모두 다룰 수 있는 보험이다. 대표적으로 질병, 상해, 어린이, 건강보험 등이 있다.

(왼쪽부터)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사옥 전경./각 사 제공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보사가 기록한 개인 제3보험(사망 외 보장성) 초회 보험료는 5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0.1% 늘었다. 같은 기간 손보사 개인 제3보험 초회 보험료(운전자, 재물 제외)는 4746억원으로 전년 대비 18.6% 증가했다. 생보사의 증가율이 훨씬 높았고, 금액 자체도 손보사보다 많았다. 손보사들은 생보사에 맞서 판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설계사에게 지출하는 비용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업비 상승세는 순이익이 줄고 있는 손보사의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3분기 삼성화재(000810), DB손해보험(005830), 메리츠화재, 현대해상(001450), KB손해보험 등 5대 손보사의 합산 누적 당기순이익은 5조52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감소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제3보험 중 건강보험 분야에서 손보사와 생보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업비 지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