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관리하는 지역 농·축협에서 올해 금융 사고가 작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15일까지 지역 농·축협에서 횡령·배임·부실 대출 관리 등 금융 사고로 발생한 사고 금액은 148억원(35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68억원은 회수했다.
지역 농·축협 금융 사고 금액은 2020년 174억원에서 2022년 436억원까지 늘었다. 작년에 33억원으로 급감했으나 올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역 농·축협 금융 사고 금액은 같은 기간 신협(3억원)·수협(58억원)·새마을금고(37억원) 등 다른 상호금융 지역 조합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았다.
현재 지역 농·축협은 금융 당국의 감독을 받지 않고 자체 감사만 받는다. 폐쇄적인 운영 방식 탓에 금융 사고가 잇따른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관리·감독 주체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5일 농협중앙회 업무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역 농·축협은 영업 규모가 작아 작은 대출 사고도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지난해 전북 전주의 한 단위 축협은 대출 심사를 부실하게 진행해 2억5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농협에서 금융 사고가 계속되는 것은 내부 통제 체계가 미흡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금융 당국이 직접 관리·감독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