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로고. /뉴스1

농협, 신협, 수협 등 상호금융 지역 조합의 비조합원 대출 비율이 40%를 넘겼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대출로 인해 늘어난 비조합원 대상 공급이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출 부실로 인한 건전성 악화는 물론 조합원 중심으로 지역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상호금융의 본래 취지까지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수협, 농협, 신협, 산림조합이 취급한 비조합원 대출 규모는 214조8579억원으로 전체 대출 취급액에서 40.4%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0.5%포인트 늘었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봐도 상호금융의 비조합원 대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4곳의 비조합원 대출 규모는 208조5670억원이었는데, 이는 지난 2020년보다 48% 늘어났다.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같은 기간 35.2%에서 40.2%로 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농협, 신협의 비조합원 대출 비율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농협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비조합원 대출 비율이 41.4%에 달했다. 조합원(24.6%)과 준조합원(33.9%) 대출 비율보다 높다. 준조합원은 농업·어업을 하지 않지만 영업 지역 내에 주소를 둔 조합원을 뜻한다. 지난해 농협의 비조합원 대출 비율은 2020년 말과 비교하면 0.8%포인트 늘었다.

신협은 지난해 말 기준 비조합원 대출 비율이 49.5%였다. 사실상 조합원 대출(50.5%)과 비슷한 수준이다. 2020년(26.2%) 말과 비교하면 비율이 23.3%포인트 급증했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비조합원 대출 비율이 한 자릿수인 산림조합(8.8%)과 수협(5.3%)은 수치를 꾸준히 줄여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금감원 제공

업계에서는 상호금융 조합의 비조합원 대출 증가가 부동산 PF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PF는 분양 수익을 담보로 개발 자금을 빌리는 투자 방식이다. 국내 부동산 PF 시장은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크게 늘어난 공급 등의 영향으로 2020~2022년 사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사업성이 악화했다. 농협과 신협은 부동산 PF의 전 단계 격인 브리지론 등을 주로 취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지론은 높은 금리로 수익성이 좋지만, 부실 위험도 큰 것이 특징이다.

부동산 PF 대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상호금융의 건전성은 악화하고 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역 농협·수협·산림조합의 연체율은 올해 6.88%로 2021년(1.34%)보다 5배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협의 올해 연체율은 8.36%였는데, 2022년(2.47%)보다 5.89%포인트 늘어났다.

금융 당국도 상호금융권 점검에 나섰다. 당국은 지난 1월 상호금융 조합이 건설업·부동산업 대출 총액을 금감원에 보고하게 조치했다. 전체 대출에서 건설업·부동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도 보고 대상이다.

상호금융 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합원에 대한 대출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을 인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금융 환경이 변화하면서 상호금융 조합도 우량한 대출을 찾아 비조합원 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