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분실, 위·변조 등 카드 부정 사용으로 생긴 손실을 소비자가 책임지는 비율이 카드사마다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 사용 발생 시 특정 카드사의 소비자만 손실을 더 크게 떠안을 수 있는 만큼, 금융 당국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카드 부정 사용 비용 부담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업 카드사 8곳(하나, 현대, 롯데, KB, BC, 신한, 우리, 삼성)의 평균 책임 분담 비율은 59.1%였다. 가장 분담 비율이 낮은 곳은 삼성카드(45%)였다. 가장 많은 책임을 분담한 곳은 하나카드(80%)로 나타났다.
최근 연간 기준으로 카드사들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의 분담 비율을 유지했다. 2020~2024년 하나카드는 분담 비율 70~80%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는 60~70%대, 신한카드는 50~60%대, 우리카드는 40%대였다. 삼성카드는 2021년(69%)을 제외하면 40~50%대 사이의 분담 비율을 유지했다.
다만 회원사의 분실 신고 업무도 위탁받아서 하는 BC카드는 20~50%대로 편차가 컸고, 현대카드는 2020년 40%대에서 2023년 70%대까지 증가했다.
카드사마다 분담 비율 차이가 크고, 각 사의 수준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은 조사·보상 기준이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는 2022년 금융 당국과 카드 분실·도난 사고 보상에 관한 모범 규준을 개정했다. 그러나 이는 자율 규제이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각자 내부 기준에 따라 사고 조사와 보상 심사를 진행한다. 결국 카드사가 자의적으로 책임 부담 비율을 결정할 수 있는 구조다.
카드사는 조사 이후 회원이나 가맹점에 책임을 물어 손실 금액을 분담할 수 있다. 금융 당국은 소비자의 민원이 있지 않은 한, 별도로 분담 비율 조정에 개입하지는 않는다.
최근 부정 사용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일괄적 보상 기준을 당국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피해 발생 시 특정 카드사 이용자만 더 많은 손실금을 분담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0년 카드 부정 사용 건수는 2만210건에서 지난해 2만1249건으로 늘었고, 피해 금액도 61억원에서 74억원으로 증가했다.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트래블 카드 발급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분실 사고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롯데카드 등 금융사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발생하면서, 부정 사용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양수 의원은 "부정 사용 발생 시 특정 카드사 소비자가 더 큰 부담을 떠안을 수 있는 만큼, 금융 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