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명절 특수를 겨냥해 한시적으로 높은 이자를 주는 예적금 특판 상품을 올해 추석에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금융권은 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 및 업황 악화로 적극적인 수신 영업보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데, 예적금을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삼아오던 '예테크족'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챙길 수 있는 주가연동 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은행권에서는 고금리를 챙길 수 있는 추석 특판 상품은 전멸한 수준이다. 지난 추석 명절에만 해도 신한은행은 연 최고 8% 금리를 주는 '청년처음적금'을, 신한은행은 최고 연 7.7%의 금리를 챙길 수 있는 '언제든 적금'을 판매했다. 시중은행 대비 고금리 상품을 많이 내놨던 저축은행도 특판 상품을 내놓지 않았다. 올해 초만 해도 웰컴저축은행의 '웰뱅 라이킷 적금(최고 연 14%)', 애큐온저축은행의 '나날이적금(연 12%)', OK저축은행의 'OK금연적금(연 9.6%)' 등의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반면 올해 추석을 겨냥한 금융권의 이벤트를 살펴보면 소위 '혜자'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특히 긴 추석 명절에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을 겨냥한 환전 우대가 대부분이다. 특정 금액 이상을 해당 은행에서 환전하면 환율 우대나 모바일 상품권, 우대 금리를 주는 등이다. 최근 은행을 통한 환전보다는 트래블카드를 통한 환전이 크게 늘어난 점을 겨냥한 것이다.
명절은 통상 금융권에서 일시적인 수신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고금리 특판을 내놓는 시기다. 단기적으로 수신 자금의 규모를 늘려 자금 운용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여신 확대에 제한이 걸리면서 금융권에서는 지금까지의 수신 규모로 충분하며 무리해서 유동성을 높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금융 당국이 올해 초부터 저축은행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채권 축소를 요구하고 있어 건전성 관리의 목적이 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예테크족 사이에서는 "돈 굴릴 곳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시장 금리 상승에 따라 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소폭 인상했지만 여전히 3%도 되지 않는다. 시중은행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5~2.55% 수준이다. 시중은행 대비 고금리라는 강점을 내세우던 2금융권의 평균 예금 금리 역시 ▲저축은행(2.99%) ▲신용협동조합(2.83%) ▲새마을금고(2.8%) ▲상호금융(2.64%)도 3% 이하로 내려간 상태다.
예테크족들은 은행권에서 그나마 높은 금리를 챙길 수 있는 주가연계예금(ELD), 주가연계채권(ELB) 등 증시 호황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 예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팔린 ELD와 ELB 판매액은 1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1조원가량이 팔린 것에 비하면 엄청난 속도다.
주가 연동 상품은 원금(또는 일부)을 담보하면서도 코스피 지수 상승분을 일부 반영해 이자를 지급한다. 보통 주가가 오를 때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데, 최근 증시가 호황을 맞이하면서 은행에서도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분위기다. 다만 ELD는 예금자 보호 대상이지만 ELB는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며 주가 상승 등의 조건이 맞춰지지 않으면 일반 예금 금리와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투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