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무수익여신이 인터넷은행 3사 중 유일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무수익여신은 금융 소비자로부터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받지 못해 '깡통 대출'로 불린다. 보통 3개월 이상 연체되거나 채권재조정·법정관리 등으로 원리금 상환이 멈춰 수익이 없는 게 특징이다. 금융권에서는 고정이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여신보다 악성 채권으로 여겨진다.
2일 각 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무수익여신 합계는 상반기 23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5% 급증했다. 같은 기간 토스뱅크의 무수익여신은 972억원으로 28.8% 감소했고, 케이뱅크는 1075억원으로 47% 줄었다.
카카오뱅크는 인뱅 3사 가운데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가 가장 커, 무수익여신도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액은 14조원으로, 케이뱅크(7조6992억원)와 토스뱅크(9조300억원)를 크게 앞질렀다.
금융 당국은 올해부터 인터넷은행이 신규 대출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신용평점 하위 50% 이하)에게 공급하도록 의무화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은행 중 전체 여신 규모가 가장 큰 카카오뱅크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중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하게 된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민간 중금리 대출도 늘리고 있다. 민간 중금리 대출은 중저신용자 대출과 유사하게 신용점수 하위 50% 이하 대상 개인에게 제공되지만, 최대 금리 8.16%(인터넷은행 기준)를 넘길 수 없는 게 특징이다. 올해 2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민간 중금리 대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3.1% 늘어난 4345억원이었다. 이는 은행연합회에 가입된 금융사 19개 사 중 KB국민은행(5606억원)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최근 빠르게 늘어난 무수익여신 규모는 카카오뱅크의 건전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2022년 0.49%에서 지난해 0.52%로 상승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 대출 비중 규제를 준수하고 이를 위해 공급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어 무수익여신도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