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남산 N서울타워에서 성동구, 송파구 일대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뉴스1

6·27 가계 대출 규제 발표 이후 주춤하던 신용 대출이 9월 들어 다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어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난 6월 6조원 가까이 급증했던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액은 10분의 1토막이 났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전날 기준 104조3019억원으로 지난달 말(104조790억원) 대비 2229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은 지난 6월 1조원 넘게 급증했으나, 6·27 규제 발표 이후 7월(-4334억원)과 8월(1103억원) 증가 폭이 급감했다. 정부는 신용대출 한도를 금융 소비자별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규제에 담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식 투자를 위해 돈을 빌리는 사람이 늘어난 점이 신용 대출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 중 아직 상환이 안 된 금액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역대 최고 규모로 불어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3조3643억원으로, 이는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지난 1998년 7월 1일 이후 최고치다.

신용대출이 다시 증가하는 배경엔 증시 활황이 있다. 코스피지수는 연일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4000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래픽=정서희

반면 주담대는 이달 들어 증가세가 확 꺾였다. 6·27 규제 발표 이후 주담대 신청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주담대는 보통 신청부터 실행까지 한두 달가량이 소요돼 시차가 발생한다. 전날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608조2367억원으로 지난달 말(607조6714억원) 대비 5653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5대 은행 주담대는 지난 6월엔 5조7634억원, 7월 4조5452억원, 8월 3조7012억원 증가했었다.

다만 주담대는 줄었으나 집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9·7 부동산 공급 대책 발표에도 서울 집값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 등 추가 규제 카드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필요시 추가 대출 규제는 지체 없이 실행할 계획이다"라며 "집값 추이와 가계 대출 증가세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