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의 대출 잔액 중 가계 대출이 5년째 30%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마을금고 설립 취지가 서민금융 지원인데, 본래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새마을금고의 전체 여신 잔액에서 가계 대출 비율은 34%(61조7106억원)였다. 지난해 6월(32%)보다는 늘었으나, 2021년(37.5%) 30%대로 비율이 떨어진 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를 시작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새마을금고의 가계 대출 비율은 50~70%대였다.
새마을금고의 가계 대출이 축소된 이유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한 기업 대출 증가 때문이다. 새마을금고는 2020~2022년 부동산 호황기에 관련 기업 대출을 큰 폭으로 늘렸다.
새마을금고는 당시 금융사 중 유일하게 브릿지론(토지 매입 단계 PF)부터 본 PF 대출까지 패키지 형태로 담당하는 형태의 상품인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비 대출'을 취급했다. 새마을금고의 관리형 토지신탁 대출 잔액은 2022년 15조5079억원으로, 2019년(1694억원)과 비교해 15조원 넘게 폭증했다. 관리형 토지신탁은 신탁회사가 시행사가 되지만, 사업비 조달은 위탁자나 시공사가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한 대출은 토지매입 비용 대출이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브릿지론 등과 함께 부동산 PF 대출로 구분된다.
이후 부동산 시장 불황이 찾아오면서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PF 관련 대출 연체율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2021년까지는 2% 수준이었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8.37%까지 치솟았다. 올해 1분기 기준 상호금융의 PF 부실여신 규모는 11조3000억원으로 전체 대비 52%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금융 당국은 상당 부분이 새마을금고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행보가 서민 금융 제공을 목표로 하는 상호금융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김인 새마을금고중앙 회장은 "어려운 경영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책자금대출의 적극적 취급 및 정책 금융 보증재원 확보를 위한 출연금 납부 등 서민금융 공급 확대에 지속적으로 힘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건전성 관리와 사회적 책임 이행 차원에서도 기업 대출이 아닌 가계 대출 비율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정부 압박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아졌다. 최근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6·27 가계 부채 관리 강화 방안의 영향으로 대출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서민금융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는 가계 대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아, 기업 대출 잔액을 줄여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