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대부협회가 배드뱅크와 관련된 의견을 금융위원회에 다시 제출한다. 대부협회는 금융 당국과 만남에서 낮은 매입가율로 업계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여러 차례 전달했다. 조만간 배드뱅크의 채권 매입가율이 공개될 예정인 만큼, 막바지 조율 과정에서 업계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려는 의도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조만간 배드뱅크를 설립하고 채권 매입가율 수준을 확정 지을 예정이다. 현재 금융 당국은 배드뱅크의 장기 연체 채권 매입가율을 평균 5%로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협회 측은 채권 매입가율이 확정되는 대로 금융위에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대부협회는 매입가율이 지나치게 낮을 경우 업계가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를 금융위에 전달할 계획이다. 매입가율이 낮게 책정되면 회원사들이 채권 매각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점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매입가율이 확정된 상황인 만큼, 대부업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나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제안도 함께 담길 전망이다.

대부협회는 최근 여러 차례 금융 당국과의 면담은 물론, 지난달 25일 열린 금융업권별 배드뱅크 정책 설명회 자리에서도 금융위 실무자에게 같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현판. /뉴스1

배드뱅크는 부실 자산이나 채권을 할인 매입해 정리하는 기관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의 무담보 빚을 진 개인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정부가 추산하는 해당 부실채권은 약 16조4000억원 규모이며, 대상자는 약 113만4000명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의 새출발기금(6조2000억원, 13만명)과 비교하면 채권 규모는 2.5배, 대상자는 10배 수준이다.

현재 대부업계가 가진 연체 대출 채권은 2조원으로 금융권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입가율이 5%로 정해지면 2조원의 매출 채권을 단 1000억원에 처분해야 한다.

대부업계는 보통 2금융권에서 발생한 연체 채권을 대량으로 사들인다. 연체자 중에는 꾸준히 상환을 이어가는 이들도 있어, 채권을 많이 매입할수록 원금 회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채권을 낮은 가격에 매각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업계 수익 구조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부업계는 여기에 배드뱅크 설립을 위한 수백억원의 분담금도 납입해야 한다. 정부는 배드뱅크 전체 재원 8000억원 중 4000억원을 금융권 출연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은행권이 이 중 3500억원을 출연하고, 대부업계를 포함한 2금융권이 나머지 500억원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채권을 헐값에 팔게 되면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업계의 손실이 큰 셈이다"라며 "매입가율을 합리적으로 산정해 주거나, 정책적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