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5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킥스)이 일제히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킥스 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자,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본을 늘린 결과다. 지난 1분기에 크게 하락한 킥스 비율 회복에는 성공했지만, 늘어난 이자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각 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화재의 킥스 비율은 274.5%로 지난 1분기 대비 7.9%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의 킥스 비율은 170%로 10.6%포인트 증가해 5개 사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메리츠화재는 238.9%로 1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DB손해보험의 킥스 비율은 213.3%로 1분기 대비 8.6%포인트 증가했고, KB손해보험의 187%로 4.8%포인트 늘었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가 사고 발생 시 보험금을 제대로 줄 수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만든 지표다. 하락 시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인식돼, 가입자의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손보사들은 최근 금리 인하 기조에 따라 킥스 비율 관리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기준금리는 2.5%로 올해 1월 3% 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킥스 비율은 약 25~30%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저금리 기조에서는 미래에 지급해야 될 보험금이 상대적으로 더 비싸게 평가되기 때문에 보험사의 부채가 늘게 되고, 킥스 비율도 하락하는 구조다.
5대 손보사는 올해 상반기 킥스 비율 하락 방어를 위해 후순위채 발행에 주력했다. 후순위채는 변제 순위가 일반 사채에 비해 뒤지는 반면 이자율이 높은 채권이다. 자기자본비율(BIS) 산정 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후순위채 발행으로 킥스 비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보험사의 후순위채 발행액은 5조2250억원이었다.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지난해 발행액 8조6550억원의 절반을 상반기 내에 넘겼다. 올해 1분기 생명·손해보험사의 전체 킥스 비율은 197.9%로 지난 2023년 제도를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200%를 밑돌았다.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가 늘어나며 확충해야 하는 요구 자본 기준이 더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후순위채 발행으로 인한 손보사의 이자 부담은 커질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험사의 발행 채권 이자는 총 1578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 동기(977억원) 대비 61.6% 늘어난 수준으로,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제공한 지난 2009년 이후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5대 손보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조1508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8211억원) 대비 약 35% 줄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하락으로 킥스 비율을 방어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고 있지만,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