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전경. /기업은행 제공

금융감독원이 '882억원 부당대출' 사고가 발생한 IBK기업은행에 대한 제재에 본격 착수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초 기업은행에 검사 의견서를 송부했다. 지난 2월 기업은행에 대한 수시검사를 종료한 지 5개월여 만이다. 검사 의견서는 일종의 '제재 예고서'다. 의견서엔 금감원이 검사 과정에서 적발한 위법·부당 행위가 적시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제재 수위가 결정된다.

금감원은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 당국의 제재는 ▲등록·인가취소 ▲영업정지 ▲시정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으로 나뉘는데, 신규 사업 인·허가가 제한되는 기관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안이 중대하기 때문에 중징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다만 소명을 거친 뒤 제재 수위가 낮아질 수 있고, 검찰 수사 결과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기관경고보다 더 센 일부 '영업정지' 제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3500억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발생한 BNK경남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6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기업은행은 '공식 소명서'인 답변서를 작성 중이다. 통상 검사 의견서를 받은 후 2~3주 내로 답변서를 제출해야 하나, 이 사건에 연루된 임직원 수가 상당해 이들로부터 사실 확인, 소명 및 이의 제기 등을 받느라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금감원은 답변서를 받은 후 제재 조치안을 만들어, 제재심의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제재를 확정한다.

882억 부당대출 의혹을 받는 IBK기업은행 전 직원 김모씨가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뉴스1

앞서 금감원은 기업은행 전·현직 임직원이 연루된 882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혐의를 적발 후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기업은행에서 14년간 근무한 퇴직자 김모씨는 차명으로 부동산 중개업소와 법무사 사무소를 운영하며 2017년 6월부터 7년간 51차례에 걸쳐 부당대출을 받았다. 가족, 입행 동기나 사모임 등으로 친분을 쌓은 현직 간부 등 임직원과 공모해 대출 관련 증빙이나 자금 부담 여력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대출을 받았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기업은행이 해당 건을 개별 지점의 일탈로 축소 보고하고, 자체 조사 자료와 메신저 기록을 삭제해 검사를 방해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기업은행은 부당대출 여파로 지난해 국책은행 경영실적평가에서 B등급을 받았다. 기업은행이 B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2년과 2021년 각각 S등급을 받았고, 나머지 해엔 A등급을 받았다. 이에 따라 임직원 성과급이 기본급의 150%로 낮아지게 된다. A등급은 기본급의 18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