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인터넷은행 3사의 신규 대출자 평균 신용점수가 하락했다. 올해 금융 당국이 분기별로 신규 대출 금액의 30%를 중저신용자를 위해 할당해야 한다는 대책을 발표하면서 인뱅 3사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공급 비율을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사의 연체율이 증가세인 상황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증가로 건전성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인터넷은행 3사의 일반 신용대출 신규 금융 소비자의 평균 신용점수(단순 평균)는 889.8점으로, 전년 동기(905.8점) 대비 16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의 하락 폭이 28.2점으로 가장 컸고, 토스뱅크(21점)가 뒤를 이었다. 카카오뱅크는 1.3점 소폭 증가해 거의 차이가 없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말 중저신용 대출 평균 잔액 비율은 3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35%로 나타나 인터넷은행 중 가장 높았다. 토스뱅크는 34.3%로 지난해부터 5개 분기 연속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지난 2월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전체 신규 대출 취급액 중 중저신용자(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대출 비율을 30% 이상 채워야 된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어기면 신사업 인가 등 여러 절차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는 만큼,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는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규정이다.
지난해는 분기 말 기준으로 전체 대출 취급액에서 중저신용자 비율을 30%로 맞추면 됐지만, 올해부터는 분기별로 신규 취급액 30%와 전체 취급액 30% 비율을 모두 맞춰야 한다. 특정 시기에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일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중신용대출' 금리가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 신용대출 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국의 검사가 이뤄지는 분기 말에 중저신용자 대출을 집중적으로 확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는 분기마다 신규 차주 비중 목표치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중저신용자 대출을 지속해서 공급해야 한다. 이에 따라 중저신용자 대출 수요도 이전보다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매 분기마다 연체율 등 지표를 공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진 셈이다.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이 지속해서 늘어날 경우 연체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도 증가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최근 인뱅 3사의 연체율은 늘고 있는 추세다. 토스뱅크는 2022년 연체율이 0.72%였지만, 지난해에는 1.19%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0.49%에서 0.52%, 케이뱅크는 0.85%에서 0.90%까지 상승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기준이 강화되면서, 인터넷은행이 전용 대출 상품을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