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안정적인 이익을 내기 위해 새해부터 보장성보험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보장성보험은 종신보험·재해보장보험·암보험·성인병 보장보험 등을 포함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DB생명은 전날 보험업계 최초로 주요 7대 질병을 모두 보장하되, 보장받는 횟수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무)실속N 7대질병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주요 7대 질병은 암, 뇌혈관 및 허혈성심장질환을 포함해 중기이상 만성 폐질환과 간질환, 만성 신부전증, 중등도이상 치매 등이다.
현대해상 역시 고객 치료 이력 구분을 세분화해 맞춤형 가격을 제공하는 ‘현대해상 내삶엔(3N) 맞춤간편건강보험’을 전날 출시했다. 입원과 수술의 고지기간을 각각 5년까지 분리해 총 35가지의 가입유형으로 개인별 치료 이력을 세분화해 보험료에 반영한 게 특징이다.
한화생명은 보장성 상품시장 선점을 위해 보장을 강화한 종신 및 건강보험 상품 3종을 지난 2일 출시했다. 신상품 ‘한화생명 H종신보험’ ‘한화생명 제로백H 종신보험’ 등은 사망보장에 집중돼 있던 기존 종신보험 대비 사망보장 체증과 납입면제, 노후자금 등 다방면의 보장을 강화한 종신보험이라는 게 특징이다.
한화손해보험 역시 같은 날 입원생활비와 통합암·전이암 관련 보장 및 특약을 확대한 간편건강보험 신상품을 출시했다.
지난해부터 보험사들은 보장성 중심의 체질 개선을 위해 건강보험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23년 도입된 IFRS17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새 회계제도에서 저축성보험은 수취한 보험료를 미래에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회계상 부채로 잡혀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장성 보험을 판매하는 게 유리하다.
이로 인해 보험사들의 이익 구조는 이미 보장성보험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교보생명은 이미 지난해 상반기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가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를 넘어섰다. 삼성생명 역시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가 저축성보험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한화생명도 마찬가지다.
다만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예고하면서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의 하락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는 점은 악재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다.
이미 보험업계 지급여력비율은 금리 인하기에 들어서면서 떨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보험사들의 킥스비율은 201.5%로 3월 말보다 5.1%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생명보험사는 8.3%포인트 떨어진 191.7%를 나타냈고, 손해보험사는 0.5%포인트 하락한 215.6%를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 회계제도 도입 후 보험사들이 저축성 보험은 거의 출시하지 않는 분위기로 굳어졌다”면서 “보험사 이익이나 최근 경제 환경을 생각하면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