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자동차 영업점 앞으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리스나 렌트 등 자동차 소유의 개념이 다양해지면서 차(車)금융 시장의 규모가 커지자 기존 강자인 캐피탈사에 카드사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경쟁으로 자동차 금융 시장이 ‘치킨게임’으로 가고 있는 모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자동차 금융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24개 중소형 캐피탈사의 지난해 9월 기준 자동차 할부금융 잔액은 9조5896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8882억원)에 비해 약 8% 늘었다.

반면 7개 신용카드사(우리·KB국민·롯데·비씨·삼성·신한·하나)의 지난해 9월 기준 자동차 할부금융 잔액은 9조386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9조8994억원에 비해 약 5% 줄어든 수준이다.

리스 역시 마찬가지 흐름이다. 24개 중소형 캐피탈사의 지난해 9월 기준 자동차 리스금융 잔액은 20조5788억원으로 전년 동기(19조8279억원)에 비해 소폭 늘었다.

반면 7개 신용카드사의 지난해 9월 기준 자동차 리스금융 잔액은 5조94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6조3232억원 대비 줄었다.

카드사는 전통 강자인 캐피탈사보다 금리를 낮추는 전략으로 캐피탈사를 추격 중이다. 삼성카드는 캐피탈사보다 낮은 차량 할부 금리를 제시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대카드는 차량 할부와 딜러 수수료를 대폭 인상해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를 내리는 전략이 치킨게임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 금융은 올해 초만 해도 고금리 때문에 업계 전체가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고금리,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소비자 구매 여건이 악화되고 할부 대금의 연체 규모가 수천억원대를 기록하는 등 부실여신이 발생한 것이다.

최근 금리 인하가 시행돼 고금리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미국이 올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국내에서도 금융 당국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있는 등 대출 관련 고삐를 조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캐피탈사는 최근 무리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진출로 인한 출혈로 본업인 자동차 금융에 집중하려 하고, 소비 위축에 타격을 입은 카드사 역시 상대적으로 우량 대출로 꼽히는 자동차업계로 진출하려 하는 상황이다”라면서 “경제도 좋지 않은 와중에 금리 등 경쟁이 격화되면 결국 두 업계 다 손해를 보는 순간이 올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