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KB금융 제공

지난달 추가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KB금융(105560)지주가 10월에만 2000억원가량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KB금융은 올해 8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10월 202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KB금융은 15만주씩 8번, 10만주씩 10번 등 총 20차례에 걸쳐 222만3260주를 사들였다. 올들어 가장 많은 자사주 매입이다. 매입한 자사주는 순차적으로 소각한다.

KB금융이 자사주 매입에 속도를 내는 것은 지난달 발표한 추가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것이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지난달 2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연말 보통주 자본비율(CET1) 13%가 넘는 잉여자본을 1차로 현금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 재원으로 쓴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내 1000억원의 자사주를 추가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CET1은 금융사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금융지주사들은 13% 이상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CET1 13%가 넘는 잉여자본을 주주환원에 쓰겠다는 것이다. 연초 약속했던 소각 규모를 포함하면 KB금융은 올해 820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이는 업계 최대 규모다.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 주가를 올리는 효과가 있다.

KB금융은 ‘금융 대장주’임에도 한국거래소가 지난 9월 발표한 밸류업지수에 포함되지 않았다. 밸류업지수는 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 가치 제고 지원 방안의 인센티브 차원에서 마련됐다. 양 회장이 3분기 실적 발표에 직접 나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것도 밸류업지수 탈락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 회장은 최근 연례 주주간담회를 개최하고 “새로운 밸류업 패러다임에 맞춰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경영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고,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해 주주의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