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에 대해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엄정하게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24일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이번 사태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지난 22일 손 전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달 26일 결정될 예정이다. 손 전 회장은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자신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개인사업자에 3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은행권에서 연이어 발생한 횡령 등 금융사고에 대해 “개인적인 모럴 해저드가 있고 회사 내부통제 시스템으로 (금융사고를) 빨리 적발하고 예방해야 하는데, 두 측면에서 완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해결책으로 책무구조도를 내세웠다. 책무구조도는 대표이사 등 금융사 임원에게 직책별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책무를 배분해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하도록 한 규율 체계다. 그는 “이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권 가계부채 증가 원인에 대해 “가계부채가 부동산 시장과 연계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중은행 대출을 조이자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에 대해선 “2금융권에서 영업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마이너스가 오래돼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부분도 있다”며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움직이도록 살펴보겠다”고 했다.
특히 정부의 대출 규제가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조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기준금리를 내렸음에도 (수신금리와 달리) 기존 대출금리를 내리는 게 반영이 덜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은행과 얘기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빨리 반영되도록 점검하고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예금자보호 한도를 종전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것과 관련해 “고금리를 제시하는 2금융권으로 자금 이동에 따른 시장 불안이 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향으로 건전성 문제도 있다”며 “시행시기는 탄력적으로 적용해달라고 국회에 논의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