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주거 사다리’로 불리는 빌라와 주거용 오피스텔 담보대출도 온라인을 통해 손쉽게 갈아탈 수 있게 되면서 서민들의 대출금리 부담에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다. 담보대출 이동이 원활해짐으로써 정부가 추진 중인 비(非)아파트 시장 활성화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부터 실시간 조회가 가능한 빌라와 주거용 오피스텔 담보대출도 온라인을 통해 손쉽게 대출을 갈아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의 배경으로는 최근 ‘금리 역주행’ 현상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잠식시키려는 정책의 일환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온라인 대환대출 이용 차주의 대출 금리는 평균 약 1.52%포인트 하락했으며, 1인당 평균 약 179만원의 대출 이자를 절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금리 0.50%p 인하) 영향으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천정부지로 치솟은 대출금리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실제로는 시장금리가 내려도 대출금리는 지속 오를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자 서민의 주거금융 비용 부담을 낮추는 정책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온라인 대환대출 대상을 확대한 것은 자동가치산정모형(AVM)을 적용한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빌라와 오피스텔의 경우 기존 시스템으로는 시세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금융회사가 차주에게 실시간으로 주담대 금리와 한도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담보대상 주택에 대한 공신력 있는 시세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게 필수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도화된 기술 도입을 통해 빌라와 오피스텔의 시세도 바로 조회가 가능해졌다.

KB부동산이 2019년부터 디지털 스타트업 ‘공감랩’의 AVM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한 ‘하우스머치’ 서비스를 통해, 아파트 뿐만 아니라 실거래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빌라와 오피스텔의 시세를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다.

이달부터는 이러한 KB부동산의 역할이 스타트업으로 넘어갔다. 지난 달 말부터 KB부동산이 해당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달부터 이러한 정보는 부동산 시세 자동평가 서비스인 ‘하우스머치’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금융회사와 서민들이 빌라와 오피스텔의 시세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하우스머치는 빌라와 오피스텔 뿐만 아니라 나홀로 아파트, 지식산업센터 등 청년과 서민들의 수요가 많은 분야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하우스머치 서비스는 신뢰등급 확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신뢰등급은 해당 시세가 얼마나 정확한지를 지표화 한 것으로, 시중은행이 물건의 담보대출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활용하는 지표로 꼽힌다. 다만 기존의 KB부동산 플랫폼에서는 신뢰등급을 확인할 수 없어, 그동안 담보대출 산정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던 주요 시중은행들이 현재는 하우스머치의 신뢰등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하우스머치 서비스를 활용하면 담보가치로 활용되는 시세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임대인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