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려스트=조선DB

카드사들이 대규모 광고 집행이 아닌 고객 한 명 한 명의 성향을 고려한 개인 맞춤형 마케팅 전략 수립에 힘쓰고 있다. 카드사가 이미 확보한 자원인 고객 금융 데이터를 십분 활용하면서도 투입 비용 대비 마케팅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일찍이 개인화 마케팅 노하우를 적립한 카드사는 해외에 관련 설루션을 수출하는 성과도 이뤄냈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이달 들어 자사 플랫폼에서 ‘개인화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지난 14일 금융위원회에 부수업무를 신고하면서 관련 자격을 얻은 것이다. 이제 신한카드는 고객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고객마다 다른 수요를 파악하고 그에 맞춘 제휴 금융상품 광고를 내보낼 수 있게 됐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과거에는 신한 쏠페이 애플리케이션(앱) 등에서 전 이용자에게 하나의 배너 광고를 띄웠다면 이제는 고객 개인마다 다르게 공략하는 마케팅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월부터 인공지능 마케팅 시스템(AIMS)을 가동해 마케팅 성과를 높인 기업이다. 이 시스템은 KB국민카드가 진행하는 여러 이벤트와 프로모션 중 이용자 개인에게 알맞은 것을 맞춤 제안하는 데 쓰인다. AIMS가 마케팅 담당자의 반복 수행 업무를 대체하면서 직원들의 호평도 잇따른다는 후문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AIMS 도입 후 마케팅 부서 직원들의 잔업무가 줄어들고 능률도 올랐다는 목소리가 전해진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개인화 마케팅에 힘을 쏟는 이유는 투입 비용 대비 마케팅 효과가 우수하기 때문이다. 고객군을 분리하지 않는 일괄적인 마케팅보다는 이용자 개인 성향을 고려한 마케팅을 실행했을 때 고객 응답률이 높다는 것이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최근 AI를 활용해 카드결제 금액 감소가 예상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113개의 개인화 마케팅을 진행했다. 당시 KB국민카드는 마케팅 비용 33%를 줄이면서도 고객의 마케팅 반응은 70%가량 증가시키는 실적을 거뒀다.

오랜 시간 개인화 마케팅 노하우를 쌓은 카드사는 관련 설루션 판매를 아예 신사업으로 재편해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현대카드는 최근 개인화 마케팅 노하우를 담은 AI 설루션을 일본의 3대 신용카드사인 스미토모미쓰이카드(SMCC)에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앞서 현대카드는 2015년부터 정태영 부회장 지휘 아래 데이터 사이언스 사업을 시행하며 개인화 마케팅 기술을 발전시켰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개인화 마케팅 노하우를 발전시켜 모든 산업군에 현대카드의 정보기술(IT) 설루션을 판매할 수 있도록 신사업에 도전 중이다”고 말했다.